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만찬을 겸한 단독회동을 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날 만찬은 이 대통령이 4·9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 강한 불만을 표출해온 김 전 대통령과의 오해를 풀고 싶다는 뜻을 전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김기수 비서실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에서 먼저 회동을 요청해 지난 24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며 “한나라당 공천 과정, 미국산 쇠고기 문제 등 전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평소 자신의 측근인 민주계의 김덕룡·김무성 의원, 박종웅 전 의원 등이 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해온 김 전 대통령은 만찬에서 섭섭함을 그대로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지난 4·9 총선 때 한나라당의 공천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정됐지 않았느냐”면서 “이 대통령과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김 전 대통령께서 평소에 하던 말씀을 이 전 대통령에게 다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김 전 대통령이 한국의 보수를 세우기 위해 열심히 응원했던 사람이고 그런 애정이 있지 않겠냐”면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경험을 나누기도 하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는 27일 홍준표 한나라당 차기 원내대표를 불러 격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96년 총선 때 당시 검사였던 홍 원내대표를 정계에 입문시킨 바 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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