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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농식품부 내부서도 “고시 안된다”

등록 2008-05-29 21:32수정 2008-05-29 21:59

일부 직원들, 내부 전산망에 글 올려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청와대 원망도
미국산 쇠고기 ‘졸속협상’과 고시 강행에 대해,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반대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진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농식품부 지부장이 지난 26일 조합게시판에 글을 올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한 데 이어, 28일에도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의 정아무개 사무관이 직원 게시판에 ‘장관님 쇠고기 고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장관이 용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사무관은 2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다들 내놓고 말은 안 하지만, 답답해하고 실망스러워한다”고 내부 직원들의 여론을 전했다. 그는 “국민들이 다 반대하는데 이렇게까지 해서 우리 부처의 위상이 땅에 떨어지는 게 너무 걱정스러워 글을 썼다”며 “개인적으로 어디가서 농식품부 직원이라는 말도 부끄러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또 “게시판에 글을 올린 뒤, 동조한다는 답 메일도 많이 오고 전화도 오는 등 농식품부 내부에서도 이해해주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민주주의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며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을 바보로 만드는 구조에 실망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정 사무관은 “글을 쓴 뒤 차관에게 불려갔다”며 “고시 강행의 부당성에 대해 설명했지만 ‘정부 방침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의 직원들은 특히 청와대나 외교부 등이 사실상 일은 다 해놓고 힘 없는 농식품부가 설거지나 하고 나중에 희생양이 되는 것에 대해 불만과 우려가 많은 분위기다. 농식품부의 한 직원은 “농식품부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결국 나중에 문책받고 감사원 감사도 받는 등 책임은 우리가 다 지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상길 축산정책단장만 해도 농식품부에서는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인데, 텔레비전 토론회 등에 출연해 완전히 망신을 당했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젊은 사무관들도 농식품부를 기피 부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식품부 직원도 “공적인 자리에서는 쉬쉬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농식품부 직원들도 일반 국민들과 비슷한 의견을 얘기한다”며 “말은 안 하지만 쇠고기 사태로 인해 부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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