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강재섭 대표와 만난 뒤, 민주당 의원들이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막 앞을 지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강대표 ‘언행조심’ 당부도
버시바우 대사 “유감” 성명
버시바우 대사 “유감” 성명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문제와 관련해 5일 “재협상은 굉장히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한국에 수입되지 않도록 하는) 민간업계 사이의 약정이 잘 지켜지도록 미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한-미 정부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도록 정책 패키지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간 협의를 시작했다. 형식은 다를지 몰라도,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재협상과 똑같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재협상이든 추가협상이든 어떤 방법이든, 미국 정부가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수입되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다는 게 당 의견”이라며 “고객인 한국을 위해 미국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하다는 비난을 받은 버시바우 대사의 ‘과학 공부’ 발언을 상기시키며 “대사도 언행을 좀 조심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버시바우 대사는 “언론에 제 본의와 다르게 와전돼 당황했다”고 해명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따로 성명을 내 “발언이 일부 한국민에게 불쾌감을 준 것으로 해석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민의 교육 수준이 최고라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한국민의 식품 안전에 관한 우려를 존중한다”며 “한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은 9일 황진하 제2정조위원장과 외부전문가 등 5명으로 미국 방문단을 꾸려, 미국 정부·의회 지도자, 축산업자 등을 만나 재협상 가능성을 타진하고 보완대책 등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조혜정 이제훈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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