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왼쪽 두번째부터)와 김숙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핵 문제와 아세안지역포럼 의장성명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당정회의를 하기에 앞서 이야기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sni.co.kr
야3당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 요구
이회창 “이대로 가면 정부 주저앉아”
청, 주미대사 문책으로 ‘땜질’ 움직임
이회창 “이대로 가면 정부 주저앉아”
청, 주미대사 문책으로 ‘땜질’ 움직임
외교·안보라인을 포함한 이명박 정부 전면 개편론이 정치권에서 재점화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독도 영유권 문제, 아세안지역포럼(ARF) 의장성명 삭제 파동, 미국 지명위원회의 독도지명 변경 결정 등 연이어 쏟아지는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땜질식 처방만으론 어렵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세 야당은 28일 일제히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외교라인을 즉각 경질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외교정책의 무능과 혼선을 초래한 외교라인을 전면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전날까지 야권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1명을 교체하라고 주장하다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이대로 가면 이명박 정부는 주저앉고 말 것”이라며 외교·안보라인은 물론, 국무총리와 경제 각료 교체를 요구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우리의 외교가 조리돌림 당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태식 주미대사를 자리에서 끌어내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에서도 국정 시스템 전반을 다시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송광호 최고위원은 “국정 어느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할지 모를 정도다”라고 말했다. 허태열 최고위원도 “외교장관 한 명을 바꿔서 돌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야권은 물론이며 여당에서도 국정시스템 정비론이 제기되는 데는 간단하지 않은 의미가 담긴 듯하다. 즉 ‘촛불 터널’을 빠져나온 듯하던 정권이 얼마 못 가서 다시 한번 ‘정상 운항’ 여부를 시험받는 지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흐름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전날 “청와대와 정부, 당에서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는 상황이므로 전면적이고 근본적인 방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정 전반에 대한 작전타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혼선과 오류, 실수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도 부분적인 대처에 그친 채 정국의 매듭을 끊어주지 않을 경우 ‘제2의 촛불시국’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 내부에서마저 제기되는 셈이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안보라인의 문제점과 관련해 “이런저런 문제들이 드러난 건 사실이니까 좀더 알아봐야 한다”면서도 “문책도 경위를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조처들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상황 파악이 먼저라는 논리를 앞세우며 문제 확대를 차단하려는 모습이다. 청와대 정무라인 관계자도 “공교롭게도 외교 분야에서 중대 사안이 계속 터져 나왔다”며 “주식이 폭락할 때 경영진 책임인지 시장의 책임인지부터 먼저 체크해야 한다. 원인에 따른 대책을 세워야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을 잘라야 되느냐”며 정치권 흐름과는 다른 견해를 밝혔다.
청와대의 현재 기류는 미국 지명위원회의 독도 표기와 관련해서는 주미대사관 관계자 문책 등을 배제하지 않는 쪽이다. 신각수 외교부 2차관은 28일 독도 태스크포스 1차 회의 뒤 “주미 대사관에서 이 문제 대처 과정에 미흡한 점이 확인되면 그에 따른 조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싱가포르 아세안지역포럼(ARF) 의장성명과 관련해선 ‘외교적 대재앙’이라는 여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가 없다”며 외교부 등을 감싸고 있다. 문책을 한다 하더라도 주미대사관 등 일부 관계자에 국한된 땜질 해법 가능성이 벌써부터 예견되는 셈이다. 임석규 권태호 기자 sky@hani.co.kr
청와대의 현재 기류는 미국 지명위원회의 독도 표기와 관련해서는 주미대사관 관계자 문책 등을 배제하지 않는 쪽이다. 신각수 외교부 2차관은 28일 독도 태스크포스 1차 회의 뒤 “주미 대사관에서 이 문제 대처 과정에 미흡한 점이 확인되면 그에 따른 조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싱가포르 아세안지역포럼(ARF) 의장성명과 관련해선 ‘외교적 대재앙’이라는 여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가 없다”며 외교부 등을 감싸고 있다. 문책을 한다 하더라도 주미대사관 등 일부 관계자에 국한된 땜질 해법 가능성이 벌써부터 예견되는 셈이다. 임석규 권태호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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