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 회원들이 9일 밤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앞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통령과의 대화’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명박 대통령 한국방송 오던 날
‘대통령과의 대화’가 열린 9일 밤,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사옥 밖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을 규탄하는 누리꾼들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방송장악 네티즌 탄압저지 범국민행동’ 회원 60여명은 이날 저녁 7시30분께부터 한국방송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어 이병순 한국방송 사장 선임을 비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참가자는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한다며 생중계까지 한다는데, 자기변명만 앞세우지 말고 국민의 목소리부터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밤 9시20분께 경찰 호위 속에 도착한 이 대통령 일행은 집회가 열린 정문 반대쪽 출입구로 방송국으로 들어가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맞닥뜨리지는 않았다. 사복 차림의 청와대 경호실 소속 경호원 일부는 촛불집회가 열린 정문 근처에서 대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생중계가 시작되자, 미리 설치한 대형 스크린으로 방송을 시청했다. 생중계를 지켜보던 직장인 김수현(36)씨는 “생중계 내용을 보면 그동안 사회적으로 이슈화 됐던 문제에 대해 다소 동떨어진 답변이 많은 것 같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를 해 놓고도 왜 그런 정책을 여전히 고수하는지에 대해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한 여학생 패널이 촛불집회에 백골단 투입이 적절한지를 묻자,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선 “옳소” “맞아” 라며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한국방송 임직원으로 구성된 ‘사원행동’ 회원들은 케이비에스홀 앞에서 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이를 막아선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한국방송 주변에 8개 중대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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