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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명박-박희태-홍준표 껄끄러운 ‘삼국지’

등록 2008-09-10 14:05수정 2008-09-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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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허약-돌출발언 불편한 관계
이-박 견제 마비…이-홍 핫라인 끊겨
여권을 이끌어가는 세 축인 이명박 대통령-박희태 한나라당 대표-홍준표 원내대표가 힘의 불균형과 불안한 소통 구조 탓에 마찰을 빚고 있다. 조정과 타협에 미숙한 이 대통령, 원외라는 박 대표의 허약한 입지, 지나치게 과감한 홍 원내대표 등 삼자가 서로 ‘불편한 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삼각관계의 갈등이 쉽게 드러나는 지점은 홍 원내대표다. 그는 지난 5월 원내대표로 선출되기 이전에는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며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음을 내세웠고, “이명박 정부에서 정치는 한나라당이 하면 된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홍 원내대표가 장관 인사청문회를 하기로 야당과 합의했다가 청와대가 이를 뒤집은 것을 계기로 양쪽은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과의 ‘핫 라인’이 끊기고, 대신 청와대의 정무라인을 통해 이 대통령과 간접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홍 원내대표는 지난 2006년 서울시장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맹형규 정무수석과 그리 부드럽지 않은 관계여서 소통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최근 몇가지 사례를 통해 확인된다. 홍 원내대표는 불교계 갈등을 풀기 위한 해법으로 “이명박 대통령 본인의 생각이 문제다”라고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는가 하면, 지난 8일엔 ‘연말 내각과 여권 진용의 재배치’를 주장함으로써 거듭 청와대의 심기를 긁었다.

홍 원내대표와 박 대표와의 관계도 미묘한 긴장이 흐른다. 홍 원내대표 쪽은 “박 대표 쪽과 자주 의견을 주고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박 대표 쪽에선 “홍 원내대표는 개인 의견을 당론처럼 얘기한다”며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박 대표는 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여권 재배치론은 당내에서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 게다가 연말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박 대표 쪽은 “물밑 조율을 중시하고 비유적인 화법을 주로 쓰는 박 대표와, 튀는 발언을 자주 하는 홍 원내대표는 너무 다르다”고 평한다.

이 대통령과 박 대표의 관계에선 힘의 균형이 깨짐으로써 여당의 견제 기능이 마비된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박근혜 대북특사론’,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 논란에서 보듯, 이 대통령은 당의 요구 사항과 민심 전달 기능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를 취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대선·경선 때 이상득 전 부의장과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함께 ‘6인 회의’의 멤버로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이었지만, 국정 운영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관여하는 두 사람과 비교하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로서는 ‘박근혜계’의 복당을 적극 추진해 나름 당의 안정을 가져왔다고 자부하지만,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의 앙금을 털어내지 못한 채,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다.

당내에선 불안정한 삼각구도의 배경엔 세 사람의 상이한 리더십이 깔려 있다고 본다. 이 대통령은 좀처럼 손해를 보길 싫어하며 일방적 지시에 익숙한 ‘시이오(CEO) 리더십’으로 불린다. 박 대표는 선천적으로 불협화음을 피하는 성격인 반면, 홍 원내대표는 돌출적 발언을 마다하지 않는 전투적 돌파형이다. 적절한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 사람이 가는 길은 점점 멀어지리라는 게 당 안팎의 걱정어린 시선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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