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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법원의 개혁적 움직임에 제동거는 것”

등록 2008-09-26 20:24수정 2008-09-27 10:35

이명박대통령이 26일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에서열린 대한민국 사법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이용훈 대법원장.김형오 국회의장등과 함께 국민의례중 묵념을 하고 있다.
이명박대통령이 26일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에서열린 대한민국 사법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이용훈 대법원장.김형오 국회의장등과 함께 국민의례중 묵념을 하고 있다.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반응도
“사법 포퓰리즘을 경계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법원 내부에서는 사법부에까지 입김을 불어넣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보수와 진보의 다양한 가치관이 반영된 판결들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대중영합주의를 언급하며 사법부를 폄하하는 대통령의 발언은 구시대적 발상에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은 과거사 청산 등 법원의 바람직한 변화에 제동을 거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법원의 개혁적인 움직임을 대통령이 막으려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송호창 민변 사무차장은 “대통령은 아무런 근거 없이 법원이 대중에 영합해 판결을 해 왔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며 “사법 포퓰리즘을 언급하는 것은 사법부의 권한 침해이자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사무차장은 이어 “법관이 일반 국민의 평균적인 수준에서 법리를 해석해 판단하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모습”이라며 “그런 것을 포퓰리즘으로 깎아내리는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법원은 기본권을 옹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등 과거보다 전향적인 판결을 하고 있다”며 “법원이 과거사 반성까지 하려는 마당에 ‘사법 포퓰리즘 경계’ 발언은 법원의 바람직한 변화를 폄하하고 개혁을 막으려는 발언으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일부 판사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냉담한 반응도 보였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의도가 어떻든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큰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발언이 사법부에 ‘훈계’를 한 것으로 비치는 데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한 원론적인 말 같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법원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런 태도가 그의 임기 중 대법관 인선에 반영돼 조금이나마 보수-진보의 균형을 갖춰 가던 법원이 보수 성향이 지배적이던 때로 회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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