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색’ 질타
10·4 선언 1돌 국제회의 개막 행사에서는 참석자들 모두가 축사 대신 남북관계의 경색을 가져온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강연 도중 “여기까지는 세지(강하지) 않죠?”라며 한 박자 쉬어가는 여유를 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 수위를 넘어섰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이 정권이 역사의 역주행을 서슴지 않고 있다. 남북문제에 있어서 민족사에 한이 남을 수 있는 결정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6·15 선언과 10·4 선언을 존중해야 한다”며 남북 교류협력의 재개를 강도 높게 요구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이 정부가 한반도 평화번영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았다. 남북 대화는 완전히 단절되고,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금강산면회소가 완공됐는데 전혀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막힌 남북 교류의 길을 열어젖히려는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를 보안법이라는 낡은 칼을 빼 탄압하고 있다”며 “남북 공동번영을 위해 보안법의 칼을 빼앗아 두동강 내 평화의 농기구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북핵 문제에 있어 다소간의 기복을 이겨내자”며 정부가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씨와 함께 1일 오전 11시30분께 일찌감치 호텔에 도착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에 함께 갔던 공식수행원, 특별수행원 등을 접견했다. 행사엔 이해찬, 한명숙, 한덕수 전 총리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등 참여정부 인사를 포함한 50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에선 안희정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광재, 백원우, 이화영, 서갑원 등 노 전 대통령 직계 의원 외에도 원혜영 원내대표, 배기선, 조배숙, 김진표, 송민순, 김유정 등 현역 의원 17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정부 쪽에선 홍양호 통일부 차관이 대표로 왔고, 참여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정상회담을 수행했던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은 초청장을 받았으나 오지 않았다. 종교계에선 조계종 지관 총무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노 전 대통령은 2일 1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뒤 봉하마을로 돌아간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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