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정치학회 인터뷰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일 “교육 분야에서 입시제도와 외고제도 개혁을 임기 초기에 밀어붙이지 못하고, 특목고가 입시학원으로 전환되는 걸 강력하게 막았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친 게 가장 후회된다”고 털어놓았다.
노 전 대통령은 한국정치학회가 이날 소식지를 통해 공개한 인터뷰에서 “국가시험에 의한 점수로 선발하는 제도를 해체하려고 했는데 개혁 추진의 시점이 늦었고, 이후 교육정책에 관해 논쟁할 때 이미 국민적 설득력이 떨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9월21일 경남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자택에서 이뤄졌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제도화 방안을 고민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열린우리당은 의미 있는 정당이었으나, 정치 지도자들의 상식 밖 행동이 없었다면 붕괴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성과로 민주주의 발전, 복지예산 증가, 사회적 투명성의 진전, 복지를 통한 성장과 분배를 통한 성장 등 성장전략에 대한 새로운 가치 제안을 꼽았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이런 가치들이) 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전달, 확산이 안 된 것이 아쉽다”며 “경제나 정치 모두 짧게 볼수록 망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현실을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은 “현 정권이 제도를 바꾸지 않고 규범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권력기관을 동원해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려는 마인드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측면에서 위험한 태도일 수 있다”며 현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했다.
특히 △세금을 감면하면 경제가 성장한다 △성장만 하면 일자리가 생긴다 △성장을 하면 모두가 잘산다 △정부가 작아져야 국민들이 잘산다 △규제를 풀어야 국민이 잘산다 △민영화하면 공공요금이 내려간다 △시험 잘 치는 사람이 똑똑하다를 ‘보수주의 7대 거짓말’로 꼽은 뒤 “이것은 강자의 논리이며, 보수 언론의 논리이자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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