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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 대통령, 이봉화 차관 왜 못 물리치나

등록 2008-10-17 23:18수정 2008-10-18 00:53

비슷한 인생 이력에 남다른 애착보여
맨땅에서 초고속 출세…서울시인맥 챙기기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씨 빼고는 여복이 참 없는 모양이다.”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쌀 소득 보전 직불금 부당 신청으로 낙마 위기에 놓이자, 요즘 청와대 안팎에는 이런 웃지 못할 농담이 나온다. 이춘호 전 여성부 장관 후보(2월24일 사퇴), 박은경 전 환경부 장관 후보(2월27일 사퇴), 박미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4월27일 사퇴)에 이어 이 차관까지, 이명박 정부에서 기용한 여성 고위 공직자들의 줄사퇴 또는 사퇴 위기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부동산 문제에 걸려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춘호 전 장관 후보(신고재산액 45억8197만원)는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유방암이 아니라는 진단에 대한 선물로 오피스텔을 받았다”고 말했고, 박은경 전 장관 후보자(신고재산액 49억5865만원)는 “땅을 사랑한 것일 뿐 부동산 투기는 아니다” 등의 해명으로 국민들 정서에 불을 질렀다. 박미석 전 수석(신고재산액 25억9877만원)은 임명 초기 논문 표절 논란의 위기를 넘겼으나, 4월 재산공개로 영종도 땅 투기의혹 및 ‘거짓 자경확인서’ 제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사퇴했다.

그러나 이봉화 차관은 이러한 ‘강부자’와는 거리가 멀면서도, 이 대통령처럼 맨땅에서 초고속으로 출세가도를 달리는 동안 ‘민감 부위’인 부동산 문제를 안이하게 다뤘다가 호된 시련을 맞았다.

이 차관과 이 대통령의 관계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 대통령이 이 차관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갖고 쉽사리 물리치지 못하는 이유를 두 사람의 비슷한 인생 이력에서 찾는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이 대통령처럼, 이 차관 역시 가난 때문에 대학을 가지 못하고 고등학교 졸업 뒤 바로 공무원시험을 치러 서울시에 7급 공무원으로 들어왔다. 이후 이 차관은 이를 악물고 야간에 대학을 다니며 대학을 졸업했고 행정도시학·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두 개나 따며 ‘고졸 콤플렉스’를 극복했다.

이 차관이 이 대통령의 눈에 들게 된 것은, 2002년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이 대통령이 단행한 첫 서울시 인사 때 이 차관이 인사과장을 맡아 새 시장의 마음에 들도록 인사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이 차관은 승승장구해 이 대통령이 서울시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인사를 한 2006년 2월, 2급인 감사관 자리에 오른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 차관이 매끄러운 일처리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마음을 먼저 읽고 이에 기민하게 행동하는 능력으로 높은 점수를 땄을 거라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이 차관을 인수위원으로 기용하고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으로 앉힐 정도로 깊이 신임했다.

여권에선 이 차관이 정권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는데도, 이 대통령과의 끈끈한 관계 때문에 청와대 참모들이 ‘직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권의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은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비판을 해도 자기 사람을 자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게다가 특별한 가신그룹이 없는 이 대통령으로선 자기가 가장 믿고 썼던 ‘서울시 인맥’의 핵심 인물을 포기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황준범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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