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홈페이지에 정치인 난관 소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적인 정치현안과 거리를 둔 소재를 갖고 인터넷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정치하지 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정치하지 마라는 말을 자주 한다.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라며 “쏟아야 하는 노력을 생각하면 권세와 명성은 실속이 없고 그나마 너무 짧다”고 적었다.
그는 정치인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과 부담으로 거짓말의 유혹, 정치자금의 수렁, 사생활 노출, 이전투구의 저주, 고독과 가난 등 5개를 꼽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 수렁에 빠져서 정치 생명을 마감하며, 살아남은 사람도 깊은 상처를 입는다”며 “무사히 걸어 나온 사람도 사람들의 비난, 법적인 위험, 양심의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적 대립과 갈등이 큰 나라에서는 자연 싸움이 거칠어지고 패자에 대한 공격도 가혹해진다”며 “이런 싸움판에서 싸우는 정치인들은 스스로 각박해지고 국민들한테서 항상 욕을 먹는 불행한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돈도 친구도 없는 노후를 보낼 가능성이 어느 직업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정치인의 그늘을 소개한 것에 대해 “정치인을 위한 변명으로 이 글을 쓴다”며 “정치인들이 먼저 달라지고, 정치인 처지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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