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북한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 앞서, 남쪽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오른쪽)과 북쪽 단장인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회담장으로 가면서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차관급 회담
남 “6자 복귀 땐 중요한 제안”
남북은 16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차관급 회담 첫날 회의를 열어, 6월 14∼17일 평양에서 열리는 6·15 공동선언 다섯 돌 기념 통일대축전에 남쪽 당국 대표단을 파견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또 비료 지원 문제는 이른 시일 안에 지원한다는 원칙 아래, 지원 규모 등을 더 논의하기로 했다. 이봉조 남쪽 수석대표(통일부 차관)는 이날 오전 1차 전체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6·15 통일대축전에 남쪽 당국 대표단 파견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표는 북쪽도 기본발언에서 6·15 통일 대축전에 남북 당국 대표의 참가를 제의했다고 전했다. 북쪽은 지난 4월께 대축전에 참여하는 민간단체를 통해 남쪽 참가단에 2000년 6·15 정상회담 당시 평양을 방문했던 인사들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 정부대표단의 방북까지 성사될 경우 6·15 행사의 의미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남쪽은 이 밖에도 △제15차 장관급 회담의 6월 개최 △경의·동해선 도로 연결 및 철도 시험운행 △8·15 즈음한 제1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등을 제안했다. 이 수석대표는 회담에서 핵심 쟁점인 북핵 문제에 대해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켰음을 지적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 보유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면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중요한 제안’을 할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북은 바로 대응하지 않은 채 경청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만길 북쪽 대표단장(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은 기본발언에서 북-남 관계의 동결상태를 해소하고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서 제기되는 몇가지 문제들에 대해 언급했으며,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통해 민족번영을 이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북한 <중앙통신>이 전했다. 또 김 단장은 조문불허 등 비정상적인 사태들을 발생시킨 데 대한 남쪽의 반성과 재발방지를 요구하면서, 남북 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각종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환경과 분위기를 조속히 마련하는 데 필요한 실천적 조처로서 국가보안법 철폐와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를 촉구한 것으로 이 통신은 덧붙였다.
북쪽은 이 밖에 어려운 식량사정을 설명하면서 비료 지원과 함께 식량 지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료의 경우 남쪽은 예년 수준(20만~30만t)은 이른 시일 안에 지원하고, 이를 넘어서는 물량은 추가 협의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35분께부터 1차 전체회의를 연 다음 함께 오찬을 하고, 오후 2시께부터 1시간여 수석대표 접촉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쪽 대표단은 오후 4시30분 개성을 출발해 2시간 만인 오후 6시30분께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으로 귀환했다. 개성/공동취재단,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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