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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상률 전 국세청장 ‘로비 흐름’ 알았을까

등록 2009-03-24 20:02수정 2009-03-24 22:34

박연차, 추부길 뒤 다른 실세 염두에 둔 듯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지난해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을 상대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무조사와 관련한 박 회장의 로비 대상과 수위가 검찰 수사의 또다른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초 검찰 수사의 초점은 박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에 벌인 불법 로비의 실체와 정·관계 인사들의 불법자금 수수 여부를 밝혀내는 데 맞춰졌다. 그러나 박 회장이 현 정부의 ‘살아 있는 권력’에도 비슷한 청탁과 함께 돈을 뿌린 사실이 일부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는 이제 그 파장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이미 청와대를 떠나 있던 추부길(53·구속)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세무조사를 둘러싼 전방위적 로비의 한 자락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추 전 비서관은 지난해 8월30일 박 회장의 자금관리인 정아무개씨한테서 “국세청에서 박 회장의 비자금을 계속 확인하는데 세무조사를 끝내주고 검찰 고발도 막아 달라”는 힘든 청탁을 받았다. 민간인 신분이었던 그는 그로부터 열흘 뒤인 9월9일 “힘써 보겠다”며 2억원을 선뜻 받았다. 권력의 속성을 꿰뚫고 있는 박 회장이 추 전 비서관 개인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실세’를 염두에 두고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추 전 비서관은 대선 직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을 지냈을 뿐 아니라, 이상득 의원의 선거 홍보 및 정치마케팅을 돕는 등 현 정부 실세들과 두루 통할 만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세무조사와 관련해 현 정부 첫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63) 변호사와 이 대통령의 대학 동기이자 절친한 측근인 천신일(66) 고려대 교우회장에게로 의혹이 번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 사람 모두 박 회장의 세무조사와 관련해 상의를 하거나 조언을 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추 전 비서관이 청탁을 받은 뒤 누구와 접촉했는지 통화 내역 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무조사와 관련해 최종 로비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도 어떤 식으로든 박 회장의 이런 로비 정황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세무조사 당시 조사팀이 진행 상황을 한 청장에게만 보고했고, 11월께 나온 최종 결과도 한 청장이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했다는 사실은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권력 핵심의 누군가가 세무조사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이런 ‘은밀한’ 보고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도 최근 한 전 청장의 갑작스런 출국을 두고 “당시 사정을 잘 알고 있어 피한 게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있다. 올해 초 한 전 청장이 그림 로비 의혹으로 낙마 위기에 몰린 뒤에도 한동안 저항을 했다는 사실과, 청장직에서 물러난 뒤 청와대가 별다른 설명 없이 한 청장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하지 않은 점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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