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박연차가 국내에서도 달러를 준 이유

등록 2009-03-27 11:56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파죽지세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고액 달러 화폐가 금품 제공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은 구속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에게 수차례에 걸쳐 각각 12만달러와 3만달러를 건넸는데, 일부는 해외에서 전달했지만 상당액은 국내에서 넘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도 박 회장으로부터 국내에서 수천만원을 달러화로 받은 의혹이 제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밀한 거래'에 달러화가 쓰이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원화에 비해 부피가 작고 혹시 모를 수사기관의 추적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해석이다.

정 전 회장은 2004∼2006년 이 의원에게 3차례에 거쳐 1만달러씩을 건네면서 한번에 100달러 짜리 100장을 봉투에 넣어 건넨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원화라면 100만원밖에 담지 못할 봉투에 1천만원이 넘는 돈을 가뿐히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들로서도 이런저런 명목으로 해외에 나갈 일이 많고 환전 과정을 거치면 국내에서 쓰는 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에 `검은 달러'를 선호하게 된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100달러 짜리는 10만원권 수표와 비슷한데 가치가 자꾸 높아질 뿐 아니라 1천원권보다 크기도 작아 전달하기도 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수표는 고유번호가 붙어 있고 사용자의 이서가 필요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더라도 거듭된 추적을 통해 흐름이 드러나는 일이 잦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5만원권 고액권이 곧 발행되는 데 이어 향후 10만원권이 나오면 검찰의 부정부패 수사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특수통 검사는 "검은 돈을 받은 사람들이 의외로 세탁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수표를 쓰다 덜미가 잡히는 일이 적지 않은데 앞으로 10만원권이 나오면 수사가 크게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