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진실과 검찰프레임은 같지 않을 것”

친노그룹의 대표격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위)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걸려온 휴대전화를 받으려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아래 왼쪽부터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김진수 기자 [e-mail]

노무현 전 대통령은 8일 박연차 리스트 수사를 정치적 탄압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내 생각은 잘못은 잘못이라는 쪽”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진실과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프레임이 갖지 않을 것”이라며 “좀 더 지켜보자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부인인 권양숙씨가 ‘박연차발 비리’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사과했던 노 전 대통령은 이날 밤 자신의 누리집에 올린 글에서 “홈페이지를 찾아준 분들을 글을 읽고 걱정되는 일이 있어 부탁 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글은 최근 자신과 측근들을 향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맞서 지지자들이 모금행사와 봉하 방문 등을 제안하고 나서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노 대통령은 이 글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한 특별행사나 방문을 계획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내게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아니라 멀리서 실망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렸으면 좋겠다. 그 분들의 눈살을 찌푸릴 가능성이 있는 일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이날 “내가 아는 진실과 검찰이 의심하는 프레임은 같지 않을 것”이라며 “좀 지켜보자”고 한 대목은 부인 권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은 문제 등에 대해 나름의 논리로 적극 소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해석된다. 노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날 “현재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주변을 샅샅히 뒤지는 이유나 혐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아주 미묘한 시점”이라며 “권씨 문제 등에 대해 앞으로 검찰에서 하나 하나 소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침통한 분위기였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큰 충격을 받았다”며 “검찰은 철저히 수사를 진행해서 진상을 공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그러나 “혹시나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미명 하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 보복 수단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친노그룹의 대표격인 안희정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누를 끼쳐 당에 사과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유주현 기자, 김해/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