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 끝)이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대회의실에서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온 커트 웰던(오른쪽에서 두번째) 미국 하원 군사위 부위원장 등 미국 의원단 일행을 만나고 있다. 이종근 기자
커트 웰던 미국 하원 군사위 부위원장은 14일 “북한 지도부와 대화해 본 결과, 6자 회담에 참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지금대로 나간다면 몇 개월이 아니라 몇 주 안에 6자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공화당 등 미 하원의원 5명과 함께 지난 11일부터 나흘 동안 평양을 방문하고 이날 서울에 온 웰던 의원은 외교통상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북한 지도부에 미국은 북한에 악의가 없으며, 북한체제 교체를 원하지 않으며, 선제공격 의사도 없다는 점을 전달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의원들은 평양에서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 이찬복 상장 등 북한 고위 인사들을 만났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만날 수 없다는 통보를 방북 전에 받았다고 밝혔다. 웰던 의원은 “김계관 부상은 미국이 호전적인 언행을 보이지 않으면 진지하게 북핵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에 임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시각을 제시했다”며 “리근 미주국장과도 한 시간 가량 회담했는데 이를 통해 일관되게 받은 인상은 북한이 6자 회담에 참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웰던 의원은 “현재 북한은 6자 회담에 앞서 차기 미 행정부 구성과 함께, 워싱턴에서 북한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이 나오느냐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안에 (6자 회담) 관련국들 의회끼리 세미나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북한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 하원 의원들은 이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을 잇따라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했다. 이들은 15일 베이징을 방문한 뒤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에 들러 의약품을 전달하고 일본 도쿄를 방문할 예정이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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