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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탄로난 거짓말’ 검찰은 으쓱

등록 2009-04-20 19:23수정 2009-04-21 00:56

검, ‘해명 신뢰도 깨졌다’ 강조
노 전대통령쪽, 대응 논리 고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가 받았다고 밝힌 13억원(100만달러+3억원) 가운데 3억원이 권씨에게 전달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번 일이 검찰 수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쪽 해명의 신뢰도를 무너뜨리는 유력한 근거로 활용할 태세인 반면, 노 전 대통령 쪽은 즉각적인 반박을 자제하며 대응 논리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구속영장에 3억원을 정 전 비서관이 받은 뇌물로 적시했으며, 정 전 비서관도 이런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노 전 대통령 쪽을 압박했다. 검찰은 이어 “정 전 비서관이 (3억원과 관련해 거짓 진술을 한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권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에서 새로 드러난 비자금 10억원 등을 ‘지렛대’ 삼아 정 전 비서관의 진술 변화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핵심인 600만달러와 노 전 대통령의 직접 연관성을 캐묻는 한편, 정 전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 쪽의 메시지 때문에 수사 초기에 진술을 번복한 것은 아닌지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노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해, 말맞추기를 통한 ‘증거인멸’ 시도를 입증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노 전 대통령 쪽은 “권씨가 13억원을 받아 빚갚는데 썼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곤혹스런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권 여사가 구체적인 사용처를 말하지 않았고, 정 전 비서관 체포로 경위 파악도 안 돼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얼마 전 500만달러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개입한 의혹을 부인하다가 검찰이 관련 사실을 내놓자 이를 인정했던 상황과 ‘닮은 꼴’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검찰 안팎에선 노 전 대통령 쪽이 엄청난 수세에 몰렸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경우, 법정 다툼에 대비해 사용처 등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법정에서 배수진을 칠 각오로 지금은 언급 자체를 자제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지목한 권씨의 거짓말이 노 전 대통령의 혐의 입증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권씨가 13억원을 받았건 10억원을 받았건 사실관계에서 달라질 게 없다고 보는 것이다. 권씨가 ‘정 전 비서관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하면 그뿐, 형사 책임을 묻긴 쉽지 않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결국 권씨의 ‘거짓말’은 말맞추기를 한 정 전 비서관을 구속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라며 “노 전 대통령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구속된 정 전 비서관의 입을 열어야 하는 다음 단계가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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