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20일 전주를 찾아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박 의원은 이날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박주선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정동영-신건 무소속 연대 반대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위기에 처해서 전주에 왔다. 민주당의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 민주당이 잘되기를 바라고 계신다”며 무소속 연대를 압박했다. 박 의원은 이어 덕진과 완산갑에서 김근식, 이광철 후보를 위해 각각 두 차례씩 지원 유세를 했다.
이곳에서 민주당을 위협하고 있는 정동영(덕진), 신건(완산갑) 후보는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정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손에 이끌려 정계에 입문했으며, 신 후보는 김대중 정부 후반기에 국정원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이들이 출마 직전에 각각 동교동의 의견을 타진했을 때 김 전 대통령이 이들에게 “민주당을 깨면 안 된다”며 부정적인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막상 이들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자 주변에선 ‘동교동계와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말들이 끊이지 않았다.
박 의원의 전주행은 이러한 추측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박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신 후보와의 관계 때문에 부평을만 도우려고 했으나 아침에 정세균 대표가 전화로 부탁하기에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전주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완산갑에선 무소속 후보들이 줄줄이 신 후보 쪽에 합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07년 대선 때 정동영 후보를 도왔던 오홍근 후보가 21일 후보를 사퇴하고 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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