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박영준, 포스코 최고위층 연쇄접촉…‘인사압력’ 의혹 증폭

등록 2009-04-24 19:50수정 2009-04-24 22:33

우제창 의원 폭로 포스코 회장 인사개입 의혹
우제창 의원 폭로 포스코 회장 인사개입 의혹
정권 실세로 통하는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포스코 회장 인사 개입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형님 사람’ 박씨, 작년11월~올해초 시기 미묘
“개인적인 만남이었다” 주장도 설득력 없어
이구택, 이상득과 ‘앙금’…사퇴 배경 궁금

박 차장이 포스코 간부들을 집중적으로 만난 때가 포스코 회장이 교체되던 ‘미묘한 시점’일뿐더러, 당시 포스코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인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추측이 설득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일단 박 차장은 포스코 간부들을 만난 것에 대해 “자연인으로서 개인적인 만남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차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지난해 말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오찬을 함께 한 이유로 “청와대 비서관에서 물러난 뒤 고생했다며 밥 사준다고 해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인 만남이었기 때문에 올해 1월 이뤄진 포스코 회장 인사와 무관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박 차장이 순수한 ‘자연인’이었다면 과연 박 명예회장 같은 거물급 인사가 특별히 연말에 불러 밥을 샀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박 차장 뒤에 있는 막후의 권력 실세를 의식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 차장이 포스코 간부들을 접촉한 시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다. 그 무렵은 이구택 당시 회장이 물러날 것이냐, 만약 물러난다면 누가 다음 회장이 되느냐가 포스코 안팎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다. 이 회장은 그때 임기가 1년이나 남아 있었고 경영 능력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참여정부 시절 선임된 인물이기 때문에 교체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었다. 또 차기 회장으로는 엔지니어 출신인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과 마케팅과 홍보 등에 밝은 윤석만 포스코 사장이 경쟁하고 있었다.


당시 박 차장이 만났던 인물들은 공교롭게도 이구택 회장, 윤석만·정준양 사장 등 포스코 회장 인사의 이해당사자였다. 박태준 명예회장도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포스코 내부의 굵직굵직한 일들에 대해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핵심적인 대목은 이구택 당시 회장의 사퇴와 정준양 현 회장의 선임 과정에 박 차장이 왜 나섰는가 하는 점이다. 포스코 주변 인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구택 당시 회장은 현 정권으로부터 ‘참여정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포항 지역구 의원인 ‘대통령 형님’ 이상득 의원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포스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2002년부터 마그네슘 공장을 지으려고 했는데, 이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에 세우기를 원했다”며 “그러나 포항엔 더 이상 부지가 없다는 점과 사업성 등을 고려해 포스코는 이 회장 재직 시절인 2006년 광양에 공장을 세우기로 했고, 이것이 감정이 안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임기가 남은 이 회장의 교체에 이 의원이 관련이 있다는 얘기와 맥락이 닿는 대목이다. 더구나 박 차장은 오랜 기간 이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한 ‘이상득 사람’이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오른쪽)이 2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포스코 인사 개입설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답변을 상의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정정길 대통령실장(오른쪽)이 2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포스코 인사 개입설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답변을 상의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상득 의원과 이 대통령 모두와 가까운 천신일 회장의 개입에서는 박 차장의 경우보다 더 직접적으로 권력의 입김이 묻어나고 있다. 그는 윤석만 사장과 통화하면서 “대통령이 차기 회장을 이미 결정했다. 바꿀 수 없다”고 언급했다. 단지 이 대통령의 이름을 판 것일 수도 있지만, 포스코 인사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낮다. 이런 사실을 윤 사장이 회장추천위원회에서 직접 공개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관련 여부가 앞으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