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선때 천신일씨 170억대 주식 매도 조사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는 30일 낮 1시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피의자로 출석해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이후 피의자로 조사받는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26일 박연차(64·구속 기소)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모두 600만달러와 1억원짜리 명품시계 2개 등을 받은 혐의로 노 전 대통령에게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임기중 부인 권양숙씨나 아들 노건호(36)씨, 조카사위 연철호(36)씨 등이 이 돈을 받는 사실을 알았고, 박 회장이 추진한 베트남 화력발전소 사업 수주와 경남은행 인수 추진 등에 도움을 준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 혐의를 적용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하고 돌려보낸 뒤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불구속 기소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이 사건의 주임검사인 우병우 중수1과장이 맡게 된다. 노 전 대통령은 30일 아침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서울로 갈 예정이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질의서에 대한 답변서를 직접 작성해 25일 오후 검찰에 제출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답변은 11쪽 분량이며, 피의자의 권리를 요구하는 취지로 기존에 언론에 보도된 것과 같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이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보다는 포괄적인 답변 형식을 취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그 가족이 대선 전인 2007년 11월 보유 주식을 팔아 171억원의 현금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자금 사용처 등을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기획관은 “(천 회장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 회장의 한 측근은 “당시 교육기관 등에 기부한 것 등을 제외하면 차액이 10억원 정도밖에 안 된다”며 “기부 등을 하고 남은 돈을 어디에 쓸지는 개인의 자유가 아니냐”고 말했다.
김지은 김남일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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