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표정
“검찰 소환날짜 일방 통보에 불만”
“검찰 소환날짜 일방 통보에 불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은 26일 겉으로는 평소 주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임박한 노 전 대통령의 소환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도 사저 안에 머물며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참모들과 소환 준비에 분주한 하루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를 찾은 외부 방문객은 없었으나, 노 전 대통령은 전화로 변호인단과 의견을 나누며 조사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과 15명의 현지 경호팀은 오는 30일 사저를 출발해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하는 동선 등을 점검하며 경호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출석 당일 구체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출석에 앞서 봉하마을이나 대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거나 발표문을 낼지도 앞으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쪽에서는 검찰이 소환 날짜를 잡은 방식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측근은 “소환 일자와 시간에 대해 검찰이 우리 쪽과 논의했다고 했으나 사실은 30일 나와달라는 (일방적) 통보였고,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시간만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봉화마을에선 관광객 수천명이 노 전 대통령 집을 둘러보고, 복원공사가 한창인 생가 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검찰 수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농번기에 접어든 주민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들판을 오갔다. 일부 주민들은 취재진 차량을 주차장에서 빼라고 요구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사 중계차량이 추가로 배치되는 등 취재 열기는 고조되고 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수십명이 사저 부근 공터에서 보수언론 등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봉하마을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지난 25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김해/최상원 기자 csw@hani.co.kr
김해/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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