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을 예정인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11층 특별조사실에서 29일 오후 검찰 관계자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이 창의 양옆까지 3개의 창이 특별조사실 창이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낮 1시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전직 대통령 재임 때의 비리 혐의로 검찰의 직접조사를 받는 것은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노 전 대통령이 청사에 도착하면 중수부장 방으로 안내해 차 한 잔을 마신 뒤 곧바로 11층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받게 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박연차(64·구속 기소) 회장한테서 노 전 대통령 쪽으로 건너간 100만달러와 500만달러, 정상문(63·구속)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 예산에서 빼돌린 12억5000만원을 포함한 ‘기타 부분’으로 나눠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조사시간이 밤 10시를 넘기게 되면 노 전 대통령의 동의를 받아 심야조사를 벌일 방침이며, 상황에 따라 박 회장과 대질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도 정 전 비서관을 다시 불러 노 전 대통령 쪽에 박 회장의 돈을 전달한 경위를 캐물었다.
검찰은 앞서 정 전 비서관과 박 회장을 대질했다고 이날 밝혔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돈 전달 과정에 대한 두 사람의 진술에 차이점이 있어 대질했다”며 “(구체적 내용은) 노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있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박 회장은 대질에서 밀려본 적이 없다”고 말해, 노 전 대통령 조사와 혐의 입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노 전 대통령은 30일 아침,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집에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상경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29일 이들과 마지막 대책회의를 열며 검찰 조사에 대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