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 전 서울고검장·문성우 전 대검 차장 거론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4일 자진 사퇴함에 따라, 검찰 안팎의 시선이 후임 총장 인선으로 집중되고 있다.
사법시험 22회인 천 후보자는 검찰 조직의 근간인 사법연수원 기수를 두 계단이나 뛰어넘어 ‘발탁’됐다. 전임 임채진 총장은 사시 19회였다. 이 때문에 천 후보자보다 기수가 높은 사시 20·21회 출신 선배 고검장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내고 옷을 벗었다. 이날만 해도 지난달 퇴임한 임채진 전 검찰총장을 대신해 검찰을 지휘해온 문성우 대검찰청 차장과 명동성 법무연수원장, 신상규 광주고검장이 퇴임했다. 천 후보자의 동기 4명도 옷을 벗었다.
차기 총장 후보자는 이미 퇴임하거나 퇴임 의사를 밝힌 사시 20~22회 가운데서 내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천 후보자의 발탁으로 검찰 조직이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더 이상 아래 기수로 내려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 안팎에선 천 후보자 내정 직전까지 가장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자로 꼽히던 권재진(20회) 전 서울고검장과 문성우(21회) 전 대검 차장이 우선 거론된다. 권 전 고검장은 대구 출신, 문 전 차장은 광주 출신으로 지역적 색깔이 강한 측면이 있지만 업무 능력은 물론이고, 가장 중요한 인사검증 과정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검찰 관계자는 “천 후보자 문제로 고생을 한 만큼, 이번에는 검찰 안팎에서 두루 인정받을 수 있는 청렴함이 인선 기준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편 천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을 예상하고 이날 문 전 차장이 퇴임함에 따라, 당분간 총장 직무대행은 한명관(25회)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맡게 됐다. 이달 말로 예상됐던 검찰 인사도 차기 총장이 정식 임명된 뒤로 미뤄지게 됐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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