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농성 언론관계법 처리를 둘러싸고 국회 본회의장을 동시에 점거한 여야 의원들이 16일 저녁 본회의장 모퉁이에 매트리스와 담요를 쌓아놓은 채 이야기하고 있다. 두 당은 제헌절 행사 차질을 우려해 이날 밤 10시부터 17일 낮 12시까지 원내부대표단 2명씩 모두 4명만 남기고 본회의장을 비우기로 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언론법 표결처리 전제로 일주일 회기연장” 제안
김형오 국회의장이 16일 언론관계법을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한다는 전제 아래 ‘6월 임시국회’를 이달 말까지 일주일 연장하자고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이 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분위기이지만, 민주당은 언론관계법 직권상정을 통해 표결로 강행 처리될 우려가 높다며 반대해 대치 정국이 쉽게 풀리지 않을 듯 보인다. 김 의장은 이날 의장실에서 세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만나 “미디어법과 관련해 한나라당, 민주당 안을 전부 버리고, 자유선진당, 창조한국당, 박근혜 의원이 제안한 안을 갖고 합의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31일까지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한다는 전제하에 회기 연장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표면상 언론관계법을 이번 임시국회 회기인 25일까지 표결 처리하겠다는 한나라당과 대정부 질문, 교섭단체 대표 연설 등을 위해 회기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자는 민주당의 요구를 절충한 모양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일단 “17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보겠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언론관계법을 표결 처리하면 과반수 의석의 한나라당은 불리할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당이 표결 처리를 거부하면 31일까지 국회를 연장할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가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한 뒤 표결 처리하면 몰라도 여당이 합의 과정의 노력 없이 표결 처리에만 방점을 찍을 것”이라며 “그건 국민의 고통을 31일까지 일주일을 연장하는 것뿐”이라며 거부했다. 다만 민주당도 17일 의총에서 김 의장의 제안을 한번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본회의장에서 점거농성중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밤 9시부터 제61돌 제헌절 기념식이 끝나는 17일 낮 12시까지 한시적으로 각각 두 명씩의 의원만 농성장에 남기기로 했다.
송호진 성연철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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