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밝게 웃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김준규 후보 23억 재산신고
공동소유 평택땅 구설수 등
30일 해명 기자간담회 자청
공동소유 평택땅 구설수 등
30일 해명 기자간담회 자청
청와대의 ‘전방위 검증’을 통과했다는 김준규(54) 검찰총장 후보자가 29일 서울고검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 준비에 들어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은 없다. (청와대의) 검증을 너무 철저히 당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야당은 이번에도 제대로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재산도 많고 소문도 많다. 두 번째라고 쉽게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성관 전 후보자가 ‘스폰서’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며 무너진 뒤, 차기 총장 후보자 인선 기준 1순위는 재산과 도덕성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청와대가 꺼내든 카드는 후보군 5~6명 가운데 가장 부자인 김 후보자다. 김 후보자는 올해 아파트와 상가, 예금 등 자신과 아내의 재산으로 23억3천만원을 신고했다. 법무부와 검찰 고위간부들이 신고한 평균액 16억6천만원을 웃돈다.
그런 탓에 김 후보자는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재산이나 사생활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내정자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3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음해’와 관련한 설명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의 재산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집과 8억4천여만원의 예금을 제외하면 경기 평택의 밭과 서울 종로의 오피스텔 점포가 눈에 띈다. 채무는 7천여만원으로, 집을 사기 위해 아는 기업인 등한테서 23억5천만원을 빌린 게 화근이 된 천 전 후보자와는 다소 대조적이다.
김 후보자는 미국에 사는 두 형, 부산의 누나와 공동소유한 밭 588㎡과 관련한 소문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이 땅의 3분의 1가량만 지분을 보유했지만, 형제가 주변에 넓은 땅을 숨겨놓았다는 등의 음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택 땅은 큰집에서 관리하던 아버지의 미등기 땅을 뒤늦게 넘겨받은 뒤 미등기 토지에 대한 특별법이 발효돼 등기를 한 것”이라며 “하지만 미등기 상태에서도 재산 신고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평택은 선산이 있는 연고지로, 근처에 차명으로 땅을 가지고 있다는 음해가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의 아내가 소유한 오피스텔 점포도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점포는 2006년 분양을 받아 보증금 1천만원에 임대해 준 것으로 알려져,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 납부 등이 문제될 수 있다.
김 후보자는 또 2004년 검사장 승진 뒤 ‘봉급을 저축한 돈’ 등으로 외국인 사교클럽인 서울클럽 회원권을 6천만원에 사기도 했다. 요트·승마 등 고급 스포츠가 취미인 것도 ‘스폰서 검사’ 논란으로 따가워진 국민들의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김 후보자는 “100% 백옥은 아닐테지만 검사 생활 25년 동안 크게 잘못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김준규 재산 내역
김 후보자는 “100% 백옥은 아닐테지만 검사 생활 25년 동안 크게 잘못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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