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6일 방북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과 면담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 위원장의 오른쪽은 정지이 현대 유엔아이(U&I) 전무. 뒷줄에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최규훈 현대아산 계약지원실장이 서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
방북 6일만에 면담 성사…북 관영매체 ‘오찬회동’ 보도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지난 10일 방북한 현정은 회장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체류 일정을 다섯 차례 연장한 바 있다. 현 회장은 17일 돌아올 예정이다.
북한 <중앙방송>은 이날 오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임)이 면담에 배석했다고 전했다. 면담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이 방송은 현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선물을 줬고 김 위원장이 이에 사의를 표하고 “현대그룹의 선임자들(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전 회장)에 대해 감회 깊이 추억했다”고 보도했다.
북쪽 <중앙방송>은 구체적인 면담 결과는 보도하지 않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동포애의 정 넘치는 따뜻한 담화를 했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 앞서 현 회장이 13일 저녁 북쪽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만나 만찬을 나누며 현안과 관련한 협의를 한 바 있어, 이번 면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현 회장은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가 지난 13일 억류 136일 만에 석방된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지난해 7월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지난해 12월 중단된 개성 관광 재개 문제를 제기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정은 회장의 이번 방북 목적은 △억류됐던 유성진씨 석방 문제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 실마리 마련 등이었다. 13일 유씨가 풀려난 뒤에도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을 만나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담판짓기 위해 체류 일정을 다섯 차례 미룬 만큼 현 회장이 강하게 재개를 원했을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이용인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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