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등 ‘북 조문단 통한 남북 긴장완화’ 보도
미국 언론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죽어서도 ‘민족 통합, 국민 통합’을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23일(현지시각) “김 전 대통령은 삶에서도 그러했던 것처럼 죽음으로써도 두 코리아(남북한)를 한자리에 모았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과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남북한 화해를 끌어냈다”며 “(그는) 남북한 양쪽에서 존경받았다”고 말했다.
통신은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광경, 시민들의 애도, 그리고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접견 등을 상세하게 전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북한 조문단이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고조된 남북간 긴장이 완화됐을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햇볕정책을 강하게 지지하게 된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이 밖에 통신은 “대통령을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민주주의, 평화, 인권, 우리가 당신의 뜻을 이뤄내겠습니다” 등 시민들이 영결식 당일 식장과 거리에서 내걸었던 펼침막 내용도 상세히 소개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도 이날 인터넷판을 통해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을 펼쳤던 김 전 대통령의 국장이 남북화해의 새 장을 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남북간 긴장완화 기회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조문단이 청와대 쪽에 전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이 대통령을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초청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 감정이 쏟아지고 있으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조문사절단 구성을 보면 햇볕정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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