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24일 오후 관계자들이 봉분에 떼를 입히는 등 묘역 조성 공사를 하고 있다. 현충원 관계자는 “조성 공사가 진행되는 사나흘 동안 시민들의 성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지원 실장 “지난달 22일 최후의 말씀 남겨”
민주, 당쇄신 착수…두 전직대통령 사진걸기로
민주, 당쇄신 착수…두 전직대통령 사진걸기로
지난달 22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입원해 서거하기까지 37일 동안 호흡기를 떼고 일반병실에서 잠시나마 말을 할 수 있던 유일한 날이다. 그날 김 전 대통령은 ‘민주대연합’을 유언처럼 남겼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던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김 전 대통령께서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4당과 단합하라. 모든 민주 시민사회와 연합해서 반드시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문제 등 (3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승리하라’고 말했다”며 “이게 최후의 말씀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말을 한 다음날인 23일 아침 7시 다시 호흡기를 부착했다. 박 의원은 또 “이 말씀을 나에게 하신 것이 유언 중의 하나라고 정 대표에게도 보고했다”며 “영결식 때 (영구차량이) 민주당사를 경유하면서 이희호 여사께서 하차해 정 대표에게 대통령 말씀을 다시 하기로 했는데, 너무 울컥하셔서 말씀을 못 하시고 승차하셨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유지’대로 민주개혁진영의 재결집을 위한 당 혁신과 ‘민주정부 10년’ 가치의 계승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먼저, 이번주 ‘통합·혁신위원회’를 발족해 ‘민주대연합’을 위한 당 쇄신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혁신기구 구상은 정 대표가 이미 지난 5월 밝힌 데 이어, 지난 7월 취임 1돌 기자회견에서도 “제2 창당에 버금가는 통합과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언론법 강행처리 등으로 미뤄왔던 일이다. 민주당은 당 혁신을 통해 “민주당의 틀로는 안 된다”는 일부 친노무현계 ‘신당 그룹’도 설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민주당에서 이탈한 ‘친노 세력’을 껴안고 민주진영의 적통이란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재평가하는 일도 서두른다. 민주당은 그 상징적 조처로 당사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나란히 걸기로 했다. 또 25일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방문하는 데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기 위한 토론회도 열기로 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 지지자와 노무현 지지자를 결합시키고 이명박 정부에서 등장한 촛불시민주권세력을 민주당이 결집해낼 때 민주주의 후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는 “민주개혁진영이 통합해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3대 위기를 극복하라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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