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요구로 일단 연기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각자 제 갈 길로 갈라선 1987년 이래 22년 만에 이뤄질 예정이었던 대규모 회동이 일단 연기됐다. 양쪽은 김영삼 전 대통령 주재로 26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할 예정이었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 얼마 됐다고 슬픔에 잠겨 있어야 할 때 벌써 화해를 운운하느냐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대신 동교동계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씨와 동교동계의 좌장인 권노갑 전 의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이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해 조문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박 의원은 “이희호 여사가 김 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 달라고 말씀하셨다”며 “상도동계·동교동계의 만찬을 미뤘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늘 저녁 참석해 4~5분 동안 추도를 하려고 했었는데 나도 좀 (시기가) 빠르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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