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양산 박희태 당선 자신못해
민주, 안산 상록을 ‘야권분열’ 고민
민주, 안산 상록을 ‘야권분열’ 고민
여야가 ‘10·28’ 재보궐 선거 50일을 앞두고 ‘경남 양산’과 ‘안산 상록을’ 공천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나라당은 영남 텃밭에서 치러지는 양산 선거를 최대 승부처로 꼽는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7일 박희태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양산으로 내려가면서 ‘의리’와 ‘실리’ 가운데 택일해야 하는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여당 대표까지 지낸 이를 내치자니 ‘의리없고 야박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고, 그렇다고 승리 가능성을 무시한 채 무작정 공천을 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친이 직계 의원은 “박 대표가 경선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이명박 정부 탄생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 총선에 이어 재보선 공천에서도 탈락시킨다면, 국민들에게 ‘의리없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만을 놓고 보면 박 대표는 상당히 불리한 처지다. 최근 당 두뇌집단인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에서 박 대표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 박 대표를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던 친박 쪽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친박 성향의 무소속 유재명 후보가 이날 입당해 공천을 신청한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8일 여론조사 방법을 결정하고, 후보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안산 상록을은 수도권 격전지란 상징성 때문에 민주당이 절대 놓칠 수 없는 곳이다. 그러나 예비후보(5명)가 여럿인데도 안심할 만한 ‘승리카드’가 도드라지지 않는데다, 범야권 후보간 ‘분열’ 조짐까지 보이는 게 민주당으로선 고민이다.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언론인 출신 김재목 지역위원장이 표밭을 다져온 이곳에 15·16대 의원을 지낸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뛰어들었다. 안산에서 오래 시민운동을 해왔고 정책능력을 인정받는 윤석규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영호 전 의원도 최근 공천경쟁에 가세했다. 한 당직자는 “상록을이 안산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 투표층이 모인 곳인데다, 아직까지 후보들 중 경쟁력이 뚜렷한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안희정 최고위원 ‘차출론’이 제기됐지만, 충청권에서 기반을 다져온 안 최고위원이 지역구를 옮기는데 부담을 느끼는데다 여론조사에서도 파급력있는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민주노동당 등의 지지를 받는 임종인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고 있어, 야권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민주당의 고민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산 지역을 가보니 민주당 후보와 임 전 의원이 같이 나오면 여당에 고전할 분위기”라고 전했다.
송호진 최혜정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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