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소장, 총리 인준일에
“표 의식한 약속…수정의견 60%”
“표 의식한 약속…수정의견 60%”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소장인 진수희 의원이 28일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여론에 분명한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원안 추진이 당론”이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는 안상수 원내대표의 말과 배치된다. 한나라당이 ‘세종시 수정추진론’을 밝힌 정운찬 총리 취임을 계기로 원안 추진 당론 변경을 위한 몸풀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이명박계 핵심인 진 소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나와 “최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세종시에 대한) 발언 이후로 국민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 결과) 세종시를 원안대로 가야 한다는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도시의 기능을 기업이나 과학, 교육 쪽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합치면 거의 60%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종시는) 시작 때부터 철저히 정치논리와 표를 의식해서 이뤄졌던 약속”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나 한나라당도 정치 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 점은 국민에게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의 발언은 여권이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선에서 당론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미 차명진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안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지속적으로 표출돼 왔다.
하지만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방송>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지금도 원안 통과에 대한 당론을 변함없이 가져가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안 원내대표는 세종시 원안 추진에 대한 당내 우려와 반대 의견들에 대해서는 “일단 결정된 당론은 특별한 사정이 없고 의원총회를 통해서 변경되지 않는 한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안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원만한 관계 등을 고려해 원론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가 우호적 여론이 조성될 때까지 시간을 끌고 있다는 얘기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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