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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청와대 ‘250억 해명’ 거짓말 의혹

등록 2009-10-08 19:28

“행정관 관여안해”…행정관 “기금 조성 안타까워 각사 입장 들어”
“통신사 자발적 모금”?…통신사 “돈 내라는 요구 거부, 후환 두렵다”
청와대가 하루 동안 공식·비공식 브리핑을 세 차례나 하며 방송정보통신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의 ‘민간협회 기금 요구 사건’을 조기진화하고 나섰지만, 해명에 석연찮은 점이 많아 ‘거짓말’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박노익 행정관이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 기금 조성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청와대 해명부터 설득력이 없다. 박 행정관 말과 정면 배치된다. 그는 지난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기금 조성은 내가 작년 협회 출범 때부터 진행해온 일로 올해 들어서도 해결이 안 돼 고민해왔다. 내가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고 안타까워 각 사의 입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기금 조성 부진을 안타까워한 박 행정관이 회의를 단지 주재만 했다고 믿기 어렵다.

박 행정관이 7월31일 통신 3사 임원들을 청와대로 부른 이유가 불과 몇 시간 만에 ‘기금 조성 독려’에서 ‘기금 조성 무관’으로 급변한 것도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이뤄진 말 바꾸기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박 행정관이 아니라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행정관의 기금 조성 작업을 ‘모르쇠’로 일관(7일 국정감사)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태도도 의구심을 낳고 있다. 코디마 자체가 방통위와 지식경제부의 주도권 다툼 과정에서 탄생한 단체다. 지경부가 지난해 7월 아이피티브이(IPTV)산업협회를 먼저 출범시키자, 방통위는 ‘위원회 핵심 사업을 지경부가 가져가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방통위는 한 차례 ‘관할권 줄다리기’를 펼친 뒤에야 아이피티브이산업협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코디마를 설립했다.

청와대와 김인규 코디마 회장의 엇갈리는 주장도 청와대 해명을 갸웃하게 한다. 박재완 수석은 브리핑에서 “협회 관계자가 참석해 기금 조성이 빨리 돼야 협회도 활발히 활동하고 아이피티브이도 활성화되겠다는 논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반면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직원들에게도 (회원사들에 기금 문제를) 일체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던 김 회장은 8일 통화에선 “(7월 말 청와대 모임에) 협회 직원이 갔는지는 박 수석이 설명했기 때문에 확인해주고 싶지 않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회원사 자발적 기금 조성’이란 청와대 설명도 통신사들로부터 터져나오는 불만의 목소리 앞에선 바로 힘을 잃는다. 한 통신 3사 관계자는 이날 “통신업체들은 돈을 내라는 방통위나 청와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후환이 두렵다. 요금을 깎을 수도 있고 과징금을 세게 무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사업에 도움이 되면 100억원이 아니라 더 낼 수 있지만 코디마한테선 (우리가) 얻을 게 없다”고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청와대 기금 압력 건에 대해 앞으로 (통신업체는) 아무도 (기자와) 통화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발적 조성이라면 왜 ‘침묵’이 필요한지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사업자 단체에 불과한 코디마의 기금 조성에 청와대 행정관이 끼어든 것 자체가 상식의 선에서 설명되지 않는다”며 “청와대 윗선의 개입 여부는 물론 방통위 차원의 개입 여부도 명명백백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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