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수도권 전패하면 ‘지도부 교체론’ 봉착
[박근혜] ‘세종시 고수 발언’ 책임론 나올 수 있어
[정세균] 3승 달성해야 ‘비주류 비토’ 제압 가능
[손학규] 수원 장안 승리하면 ‘야당의 박근혜’
[박근혜] ‘세종시 고수 발언’ 책임론 나올 수 있어
[정세균] 3승 달성해야 ‘비주류 비토’ 제압 가능
[손학규] 수원 장안 승리하면 ‘야당의 박근혜’
과연 누가 웃을까?
10·28 재보궐 선거는 여야의 싸움인 동시에 각 정당 ‘대표선수’들의 명운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26일 오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0주년 행사에 잠깐 들른 것을 빼고는 수도권 승부처인 수원 장안 지역을 하루종일 누볐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 텃밭인 강릉과 양산은 물론 수도권에서 1승을 보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수도권에서 1곳이라도 건지면 ‘승계직 대표’라는 한계를 극복하면서 2월 조기전대론을 주장하는 당내 친이계를 잠잠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7월까지 임기를 연장하며 대선 준비를 위한 시간도 벌 수 있다.
하지만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2곳을 다 내줄 경우엔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의 눈과 귀는 모두 수도권 성적표에 쏠려 있다”며 “두 곳 모두 지면, 지방선거와 재보선에 가망이 없다고 보고 정몽준 교체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선거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결과와 직접 관련은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패하고 지도부 교체론이 불거질 경우 후폭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장 당내 친이세력을 중심으로 선거전에 전혀 나서지 않은 채 오히려 ‘세종시 원안+알파’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친이계 한 재선 의원은 “도와주진 못할망정 정부와 여당을 궁지에 몬 것은 당을 같이 할 수 없다는 선전포고”라고 말했다. 지도부 교체론이 전면화할 경우 박 전 대표에 대한 전대 출마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재보선 패배 뒤, 지방선거와 이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박 전 대표도 책임 있게 나서라는 압박이 과거 어느때보다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중부벨트’(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수도권 2곳)에서 3승을 거둘 경우 당내 기반을 튼튼히 하고 대선 후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비록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지난 4·29 재보선에 이어 연승을 거둠으로써 정치력을 인정받게 된다. 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3승을 거두면 정세균 대표도 자신감을 얻고 민주개혁진영 대통합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아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오히려 정동영 의원이 복당하는 길도 평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2승 또는 1승을 기록하게 되면 정 대표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선방 내지는 본전은 하지 않았느냐는 주류쪽과 이대로 지지부진한 상태로 갈 순 없다는 비주류의 목소리가 맞설 것이기 때문이다.
손학규 전 대표는 수원 장안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낙승을 기대했던 민주당에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장안에 자리를 잡고는 선거 초반에 박찬숙 한나라당 후보에게 20%포인트까지 뒤졌던 이찬열 민주당 후보를 초박빙의 접전 상황까지 끌어올렸다. 장안에서 이길 경우 “수도권 선거에서 손학규가 도와주면 승리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면서 야당의 ‘남자 박근혜’같은 위상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손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아쉽게 패배해도 ‘손학규의 힘’을 충분히 과시했다는 점에서 민주당내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주현 신승근 기자 edigna@hani.co.kr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손학규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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