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재보궐선거는 진보정당들에 냉엄한 정치현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지역의 조직기반을 다지지 않으면 후보를 내기조차 어렵다는 것과 실력을 갖추지 못한 채 야권연대의 명분에만 갇힐 경우 양당 구도에 휘말려 제자리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민주노동당은 박승흡(경남 양산), 안동섭(수원 장안) 두 후보를 냈으나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서만 관심을 받았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양당 구도로만 흘러가면 민주노동당은 의미 있는 득표를 기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뿌리 조직을 갖추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대변인 출신의 박 후보를 양산에 ‘차출’했으나, 지역 연고가 없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과 함께 안산 상록을의 임종인 후보를 민 것 말고는 독자 후보를 내지 못했다. 머리만 있고 손발·허리가 없는 꼴이었다. 임 후보는 3위, 15.6%의 낮은 득표율에 그쳤다.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두 진보정당에도 상당한 손실이 됐다. 상호 불신의 골을 키웠을 뿐 아니라 지지자들의 결집력만 떨어뜨리는 결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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