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의원이 ‘민족문제연 성격’ 묻자 “무슨 장학퀴즈…”
지난 며칠 동안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모른다”는 답으로 일관하며 수세에 몰렸던 정운찬 국무총리가 9일 드디어 “학생 다루듯 하지 말라”며 발끈했다. 정 총리는 이날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민족문제연구소 성격을 규정해 달라”고 말하자, “의원님께서 가르쳐 주시죠”라며 공세적 태도를 보였다. 정 총리는 이어 “제가 며칠 동안 대정부 질문을 답했지만 (의원들이) 무슨 장학퀴즈 하시듯 해서 답답해 드리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정 총리의 답에 감정이 상한 듯 “며칠 동안 대정부 질문에 응하는 것을 보니 ‘모른다’ ‘파악하지 못했다’ 이런 말만 하는데, 그렇다면 왜 여기에서 총리 하고 계시냐”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정 총리도 “제가 총리한 지 한달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다 알겠는가. 그런 식으로 학생 다루듯 질문하지 말아 달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정 총리가 강경하게 나오자, 한 의원 역시 “(정 총리로선) 물론 모르는 일도 있을 순 있지만 ‘그렇게 질문하지 말아 달라’고 하다니, 내가 무슨 봉숭아학당의 학생이냐”고 응수했다. 또 사회를 보고 있던 이윤성 국회 부의장에게 “질의 끝난 뒤 정 총리한테 엄중경고해 달라”고도 말했다. 한바탕 설전이 오간 뒤, 한 의원은 질문 마지막에 정 총리를 불러 “언성을 높여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정 총리도 “저도 언성을 높여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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