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구·경북간담회
“세종시에 다 퍼주려 해…
아마추어리즘 전형” 질타
“세종시에 다 퍼주려 해…
아마추어리즘 전형” 질타
“이대로 가면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절대 우세지역이 없어질 겁니다. 영남에서도 세종시에 다 퍼주려 해서 섭섭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첨단의료복합단지 내용 채우기 등 현안들이 한 발도 못나가고 있습니다.”
14일 경북도청 강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세종시 특별위원회 대구·경북 지역 간담회에서 심충택 <영남일보> 논설실장이 한 말이다. 그의 말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의 민심을 표현하고 있다.
이날 한나라당 쪽에서는 정의화, 허천 의원 등 특별위원 5명이, 대구경북 쪽 토론자로는 심 논설실장과 김형기 경북대 교수,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등 지역 인사 12명이 참석했다.
지역 토론자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세종시 수정방안을 비판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장 조진형 교수(금오공대)는 “정부·여당이 어떤 안을 내더라도 3년 뒤에 ‘현 정부가 무너뜨린 행정도시 우리가 되살리겠습니다 ’라는 대선 공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도 “정부·여당이 이 문제를 두고 지역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며 “충청권의 반발을 안고 (수정안으로) 가든지, 아니면 원안 그대로 가든지 결정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춘근 대경연구원 상임연구위원도 “세종시가 국제과학 비즈니스 도시가 됐을 때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도시는 대구경북”이라며 “첨단의료복합단지, 교육특구, 과학비즈니스벨트, 가속기 등 중복된 사업이 많다”고 말했다. 최정암 <매일신문> 동부지역본부장은 “세종시 문제가 각종 정치적 의혹을 덮기 위한 정국돌파용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며 “한나라당의 세종시 대처는 아마추어리즘의 전형”이라고 질타했다.
이렇듯 대구·경북 지역의 민심은 뜨거웠지만 13명 가운데 5명만 참여한 한나라당 특별위원들은 간담회가 시작한 지 불과 한 시간 반만인 오후 3시 “기차를 타야 한다”며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