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1조 늘리고 민주 4800억 줄이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수정예산안 비교

여야 ‘수정 예산안’ 따로발표
여 “서민 예산 늘려” 야 “4대강 1조 삭감”

4대강 사업 예산을 놓고 평행선을 달려온 여야가 28일 새해 예산안의 독자적인 수정안을 따로 발표했다. 총액 291조9000억원인 정부안을 기준으로 한나라당은 1조원을 늘렸고, 민주당은 4800억원을 줄였다. 이날 발표한 ‘따로국밥 예산’을 토대로 여야가 절충에 나설 계획이지만, 4대강 예산을 둘러싼 견해차가 워낙 커 타협점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 한나라당 “서민예산 증액” 한나라당은 28일 정부 예산안(291.9조원)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난 293조원의 새해 예산 수정안을 발표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민·장애인·아동예산은 늘리고, 정부의 국채발행 예산도 줄여 재정 건전성을 높였다”며 “전체적인 예산안 규모는 1조 이상 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1조원 줄었다”고 밝혔다. 내년 지방소비세 도입에 따라, 국세로 들어오는 부가가치세의 5%(9000억원)를 지방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지방교부세 조정분(4000억원)도 세출예산에 넣은 뒤 이후에 정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4대강 예산의 경우, 원내대표 협상 결과에 따르기로 하고 이번 수정안에선 관련 항목을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서민·장애인·아동예산은 4000억원 늘렸다고 밝혔다. 주요 증액 예산은 △공공임대 주택 리모델링(500억원) △신종 전염병 대응(384억원) △사병 사기진작(302억원) △아동 성폭력 피해대책(200억원) △문화재 관련(200억원) △미혼모 지원(120억원) 등이다. 학습보조 교사 확대와 미취업 대졸생 학교 내 채용, 노인일자리 창출 예산 등도 함께 늘리기로 했다.

■ 민주당 “4대강 1조4520억원 삭감” 국회 예결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시종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4대강 사업에서 1조4520억원을 감액하는 것을 비롯해 총 5조5900억원을 삭감하고, 민생예산 3조1900억원, 지방재정 지원 1조2800억원을 증액했다”고 밝혔다. 총 지출규모는 정부안 291조9000억원에서 4800억원을 줄인 291조3000억원이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에서 준설량(5억7000만㎥→2억2000만㎥)과 보 숫자(16개→5개)를 줄이며, 한국수자원공사 이자 지원 비용 800억원을 전액 삭감하면 1조4520억원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해 삭감한 예산 7794억원에 더해 자체 심의로 특수활동비·홍보성 예산 등 불요불급한 3조3600억원을 삭감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에 결식아동 급식지원, 전국 경로당 운영비, 대학생 장학금, 장애인 연금지원,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등에 3조1900억원을 늘렸다. 재산세 감세 등으로 재정이 허약해진 지방자치단체를 위한 지방교부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지원을 1조2800억원 증액하는 것도 제기하고 있다.

이유주현 최혜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