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정·추 : 천정배·정동영·추미애
‘6·2 지방선거’와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당권파’에 맞서 ‘천(정배)·정(동영)·추(미애) 제휴 전선’이 그어지고 있다. 하지만 각자 처지와 이해관계가 달라 전선의 매듭은 헐거워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해 1996년 원내에 같이 진입한 뒤 ‘바른정치실천연구모임’도 함께 꾸렸던 ‘천·정·추’는 ‘정세균 체제’와 각을 세우며 자연스레 동일 전선에 놓이게 됐다.
최근 민주당 복당을 신청한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탈당 직후 당을 원색적으로 공격했던 탓에 일부 당권파, ‘친노·386’과 대척점에 있다. 행동반경이 좁을 수밖에 없다.
당 대표 출마 뜻을 굳힌 천정배 의원은 민주당의 쇄신을 주장하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키우려 한다. 자신의 노조관계법 표결강행에 대한 당 징계에 불만을 품은 추미애 의원은 시민과의 대화를 시도하며 당과 얼굴을 붉히고 있는 난감한 처지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세 사람은 ‘복당 이후 당내 입지 확대’(정동영), ‘당권 도전 과정에서 세 확산’(천정배), ‘당내 정치적 고립 해결’(추미애)이란 각자의 과제를 풀기 위해서도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정·추’는 지난해 서울 명동에서 열린 ‘언론관계법 원천무효’ 거리서명 때도 같이 하며 힘을 모았고, 정 대표 퇴진을 요구해온 이종걸 의원의 경기도지사 선거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각자 처한 정치적 입지가 다른 탓에 서로 어깨를 맞대고 있는 ‘잠정적 제휴’에 가까운 이들은 당내 ‘비주류 연대’란 이름으로 자신들이 견고히 묶이는 것에 대해선 부담스러운 눈치다.
정 의원의 측근은 “정 의원은 복당 이후에도 당의 통합을 위해 (당권 도전에 나서지 않고) 백의종군할 생각인데 주류와 맞서는 비주류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민주당의 미래와 나아갈 길을 고민하고 있다”며 “주류와 비주류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 쪽은 정동영 의원을 중심으로 자신과 추미애 의원이 ‘비주류 연대’로 엮이는 듯한 일부의 시선에 대해서도 못마땅해하고 있다.
추 의원은 “비주류 연대가 아니라 민심을 모을 수 있는 연대로 봐달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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