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실험 끝나기 전에 착공부터
정부가 ‘4대강 사업’ 구간에 설치될 보(둑을 쌓아 물을 담아두는 곳)의 붕괴 가능성과 수질오염 문제 등을 검증하기 위한 수리모형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공사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안전성 문제와 부실공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대강 사업 구간에 설치될 16개 보 가운데 시범사업으로 추진된 ‘금남보’를 뺀 15개 보가 수리모형실험 최종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설계를 마치고 공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9월30일 16개 보의 모습을 축소 제작한 모형에 물을 흘려보내는 수리모형실험을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 의원이 이날 내놓은 ‘16개 보에 대한 수리모형실험 및 실시설계 계획 일정’ 자료를 보면, 낙동강 합천보의 경우 실험 최종보고서가 5월에 나올 예정이지만, 설계 제출 예정일은 이보다 3개월여 이른 2월28일로 잡혀 있다. 한강 이포보와 여주보도 실험 보고서가 5월에 나오지만, 설계도가 이미 지난해 12월30일 제출됐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과 교수는 “수리모형실험 결과를 실시설계에 반영해 보가 붕괴될 가능성과 홍수가 날 가능성 등을 미리 제거하지 않으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수리모형실험 결과도 안 나왔는데 설계를 마치고 공사를 하는 건 선진화된 나라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고, 국내에서도 80년대 이후엔 사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모형실험 결과가 반영된 실시설계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재앙이 닥쳐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안시권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정책총괄팀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수리모형실험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분부터 설계해 공사를 진행하거나, 전체 설계를 하더라도 나중에 실험 결과를 공사에 반영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