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뱃머리(함수)가 가라앉아 있는 인천 옹진군 백령도 서남쪽 해상에서 인양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해양수중개발공사 크레인 주변에서 8일 오후 잠수사들이 침몰된 선체에 설치할 쇠사슬을 끌고 물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백령도/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오후 날씨 돌변…인양작업 중단
오늘도 센 바람…기간 길어질듯
오늘도 센 바람…기간 길어질듯
물살이 느려지는 ‘조금’ 속에서 속도를 내던 천안함 인양 작업이 백령도의 강한 바람에 가로막혔다. 9일까지 조금이 지나면 바닷물이 높은 ‘사리’가 돌아와 인양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침몰 사고 14일째인 8일 오후 함수(뱃머리)와 함미(배꼬리)의 인양을 담당한 민간 업체들은 갑작스런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작업을 중단하고 사고 현장에서 대청도로 이동했다. 인양 작업은 이날 오전까지 초속 3m의 약한 바람과 1m를 밑도는 파도 속에서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바람에 발목이 잡혔다. 전날 함수 밑 두 곳에 1인치(2.54㎝) 굵기의 유도줄(쇠사슬 연결을 위한 쇠줄)을 설치한 인양 업체는 이날 오전 정조시간(10시30분~12시)에 맞춰 유도줄을 통해 90㎜ 쇠사슬 두 줄을 선체에 감는 작업을 시작했다. 애초 해군과 인양업체는 기상 여건이 좋을 경우 이날까지 함수 선체에 두 줄의 쇠사슬을 묶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바람 때문에 차질을 겪었다.
함수에 견줘 더디게 진행됐던 함미 인양 작업도 이날 물속 탐색을 마무리하며 유도줄을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꼼짝 할 수 없게 됐다. 함미 쪽은 함수에 견줘 물살이 빠른데다 수심이 깊고 장애물이 많아 그동안 작업이 더디게 진행돼왔다.
9일 오전에도 강한 바람이 예고돼 작업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백령도 기상대는 “9일 오전 바람은 8~12m, 파도는 1~2m로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한편, 백령도 부녀회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해안 실종자와 부유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해병대원들에게 음료수와 과자 등의 위문품을 전달하며 격려했다.
백령도/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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