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KB금융 같은 사례 100건도 넘을 것” 폭로
“국정농단 본질은 한 머리에서 여러 촉수 나온 세발낙지”
수도권 소장파 “박영준 배후엔 이상득 있다” 주장도
“국정농단 본질은 한 머리에서 여러 촉수 나온 세발낙지”
수도권 소장파 “박영준 배후엔 이상득 있다” 주장도
‘모든 의혹은 결국 왕비서관으로 통한다.’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 선진국민연대와 ‘영포라인’ 등 비선라인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2008년 지난해 박 차장을 ‘권력 사유화’의 장본인으로 지목했던 정두언 의원은 지난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영준이 에스디(이상득 의원)보다 더 세다. 케이비금융 같은 건은 가짓수로 치면 100건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영준의 변함없는 힘’의 원천에 대한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정 의원은 11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전당대회 중이라 다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본질은 권력 사유화를 바로잡자는 것인데, 그쪽(박영준 라인)은 언제나처럼 권력투쟁으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장제원·권성동 의원 등 선진국민연대 출신들이 정 의원을 ‘박영준 저격’의 배후로 지목하며 “박 차장 등에 칼을 꽂지 말라”고 엄호하는 것 자체가 ‘박영준의 힘’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박 차장은 현실적 실세”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핵심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박 차장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와 청와대 참모진 인선 등에서 핵심 실무를 전담하며 선진국민연대 등 자신이 구축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했고, 그 구성원들이 이명박 정부의 권력을 과도하게 점유한 게 사실”이라며 “이것이 박 차장이 계속 힘을 쓸 수 있는 원천”이라고 말했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 인수위에서 비서실 총괄팀장을 맡은 박 차장이 대선용 외곽조직에 불과했던 선진국민연대 등 자신과 밀접하게 연결된 집단을 인재풀로 적극 활용해 권력 내부에 비선조직을 구축하면서 이른바 ‘실세’의 지위를 굳혔다는 것이다.
실제, 경제수석을 제치고 금융권 인사를 좌우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은 선진국민연대 대변인 출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위 전문위원을 거쳐 청와대에 입성했다. 지난 대선 때 박 차장과 함께 460여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선진국민연대 조직 결성을 주도한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원으로 권력 핵심부에 진입했다. 박 차장을 옹호하는 장제원 의원은 선진국민연대 중앙위원, 권성동 의원은 선진국민연대 강원연대 대표 출신이다. 한때 ‘금융권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쏠린 이승균 전 청와대 행정관은 박 차장과 같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이른바 ‘칠곡라인’이다.
그러나 박 차장의 힘은 이른바 ‘형님 권력’이라는 거대한 저수지에서 발원한 지류에 불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은 “정인철·이영호·이승균 등 청와대 인사·기획 분야에 포진한 인맥 뒤에 박영준이 있고, 그 배후엔 바로 이상득 의원이 있다”며 “각종 국정농단의 본질인 하나의 머리에서 각종 이권에 손을 댄 여러 촉수가 나온 것으로, 세발낙지와 같다”고 말했다. 몸통은 ‘형님’이고, 박영준· 정인철·이영호·이승균 등은 그 수족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득 의원 쪽은 “이 의원은 지난해 이선 후퇴 뒤 박영준 차장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며 ‘몸통설’을 부인했다.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도 “최근 논란을 이 의원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수도권의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은 “정인철·이영호·이승균 등 청와대 인사·기획 분야에 포진한 인맥 뒤에 박영준이 있고, 그 배후엔 바로 이상득 의원이 있다”며 “각종 국정농단의 본질인 하나의 머리에서 각종 이권에 손을 댄 여러 촉수가 나온 것으로, 세발낙지와 같다”고 말했다. 몸통은 ‘형님’이고, 박영준· 정인철·이영호·이승균 등은 그 수족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득 의원 쪽은 “이 의원은 지난해 이선 후퇴 뒤 박영준 차장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며 ‘몸통설’을 부인했다.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도 “최근 논란을 이 의원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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