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후보 왜 패배했나
‘야권단일화’가 ‘정권실세’를 허물지 못했다.
장상 민주당 후보는 서울 은평을에서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 3당 단일후보로 나서 막판 뒤집기를 노렸으나 힘에 부쳤다. 충북 충주에서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든 정기영 민주당 후보도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다.
야권은 은평을에서 단일후보가 선거 이틀 전에야 확정되는 등 야권지지층을 투표장에 결집시키는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 연대협상에 참가한 이의엽 민주노동당 정책위부의장은 “시간을 끌면 연대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며 아쉬워했다.
장상, 정기영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지지율의 열세를 많이 극복하긴 했으나 결국 인지도 등 인물경쟁력에서 상대에게 밀렸다는 평가도 많다. 윤호중 민주당 수석부총장은 “여당 후보들이 지역일꾼론을 앞세운 현 정부의 거물들이다 보니 고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6·2 지방선거에 이은 ‘선거연합’에 의미를 두면서, 앞으로 승리하는 감동적 연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호중 부총장은 “야권연대를 했기에 (은평과 충주에서) 그 정도 승부가 가능했다고 본다”고 말했고, 이의엽 부의장도 “연대는 각 당의 힘을 키워가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얘기했다.
이형남 민주통합시민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야권연대가 앞으로도 필요하지만 연대만 하면 선거에서 이기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야당들이 당의 경쟁력을 키우고,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해야 연대에도 힘이 생긴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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