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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 위원장 ‘조건부 화법’ 속뜻은?

등록 2005-06-19 20:22수정 2005-06-19 20:22

6자복귀 전제로 “대회상대 인정한다면…”
대북 적대정책 포기등 대미협상력 강화의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핵문제에 대해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으로서 여전히 유효하며 △미국이 북한을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면 7월 중이라도 6자 회담에 복귀할 수 있고 △핵문제가 해결되면 핵확산금지조약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도 받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런 ‘시원시원한 발언’에는 ‘모순과 계산’이 교묘하게 숨어 있다는 분석이 많다. 그의 발언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북한의 핵억지력 확보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6자 회담 복귀의 조건을 다시 언급함으로써 협상력을 최대한 높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김 위원장의 발언과 북한의 2월10일 핵무기 보유 선언은 양립할 수 없다. “미국이 업수이 보기에 자위적 차원에서 맞서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지만,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스스로 깬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 5월11일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을 모두 꺼냈다고 밝히고, 이는 핵무기고를 늘리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6자 회담 복귀에도 ‘무거운 조건’을 붙였다. ‘미국이 북한을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이라는 조건은, 그동안 북한이 미국에 끊임없이 요구했던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은 주권국가’라는 말로 이미 답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핵비확산금지조약 복귀나 핵사찰 허용에도 ‘핵문제 해결’이란 ‘결과’를 전제로 달았다. 그의 ‘조건부 화법’은 ‘신중한 독법’이 요구된다.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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