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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민주주의 역행 맞서 주문한 ‘야권연합’ 미완성

등록 2010-08-17 19:52수정 2010-08-18 02:44

김대중 전 대통령 1주기 문화제가 열린 17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김대중 전 대통령 1주기 문화제가 열린 17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DJ서거 1년 / 3대 위기극복 유훈 지금은
서민경제 일자리·소득 양극화…경제위기 진행형
남북문제 MB정부 대북강경책…신냉전 구도 재현
‘4시간 누워 있기가 힘들다’로 시작한 그의 2009년 4월27일 일기는 투석치료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적고 있다. “(내) 나이가 85세. 끝까지 건강 유지하여 지금의 3대 위기, 민주주의·서민경제·남북문제 위기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행동하는 양심’들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호소였다. 그가 떠난 지 1년, 그의 뜻을 이으려는 이들에겐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 민주주의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역행’에 맞서는 무기로 ‘민주대연합’을 강조했다. 그는 “뭉치면 국민들이 용기를 내서 도와줄 것이다. 숨을 길게 쉬고 멀리 보라”며 야권연합을 당부했다. 이후 야권과 시민사회는 지역별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6·2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선거 이틀 전에야 ‘서울 은평을’에서 단일화가 이뤄진 7·28 재보궐선거는 야권의 패배였다.

두 차례 선거에서 ‘부분적 연대’를 거치며 야권에선 ‘통합’이란 큰 숙제를 푸는 논쟁이 활발하다. 2012년 총선과 대선도 ‘연합정치’에서 열쇠를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진보진영까지 한 정당으로 모이는 단일연합정당론, 진보진영을 강화하는 진보정당통합론, 민주개혁정당과 진보통합정당 간의 연합정치 등 논의가 다양하다. 백승헌 ‘희망과 대안’ 공동운영위원장은 “정책 등 내용적 연합, 공천 등 야당 내부의 민주적 개혁, 연대를 위한 상시적 논의 등이 있어야 감동적 연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서민경제 김 전 대통령이 걱정한 서민경제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자리·소득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고통은 서민·중산층의 삶에 고스란히 전이돼 있다. 이를 극복하겠다며 10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는 민주당 인사들이 저마다 ‘진보’와 ‘복지’, ‘생활정치’를 당 쇄신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것은 ‘성장’ ‘중도’ 등이 대세였던 1~2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상황이다.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보편적 복지’ 의제들이 지방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세력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정권을 되찾기 위해선 생활의 문제를 세심하게 파고드는 게 필요하다는 가르침을 줬다”고 말했다.

■ 남북문제 남북화해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여망은 단지 당부에 그치지 않았다. 그의 서거는 이명박 정부 들어 대결 일변도로 치닫던 남북관계에 마지막 선물을 남겼다. 김 전 대통령을 애도하기 위해 온 북쪽 특사조의단의 이 대통령 면담은 두 달여 뒤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사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싱가포르 비밀협의로 이어졌다.

변화가 싹트는 듯했던 남북관계는 곧 시들었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 압박 정책으로 북한이 굴복했다는 인식 아래 기존의 대북 강경정책을 밀고 나갔다. 북쪽도 더 이상의 유화적 손짓을 보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10일 대청해전, 지난 3월26일 천안함 침몰 뒤 남북관계는 역사를 거슬러 냉전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5·24 대북조처로 개성공단을 뺀 남북교역과 교류·협력을 전면 중단했다. 남쪽의 대북심리전 재개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북쪽도 ‘보복성전’ 경고로 맞서면서 한반도엔 불신과 적대의 검은 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정치외교)는 “전쟁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고, 흡수통일은 사실상 공식화됐으며, 남북관계는 단절되고 신냉전 구도가 재현되는 등 한반도 정세는 김 전 대통령의 뜻과 조목조목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송호진 이세영 손원제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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