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감싸주려고 했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더는 어쩔 수 없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둘쨋날인 25일 오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처음으로 만난 시점에 대해 애초 ‘2007년’에서 ‘2006년’으로 말을 바꾸자, 여당 의원들도 질타를 쏟아냈다.
정옥임 의원은 “혹독한 검증을 예상했을 텐데 본인도 실무진도 너무 준비가 안 돼 있어 실망”이라며 “전날엔 (박 전 회장 만난 시점을) 몇 번 확인할 때마다 2007년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두 달이나 한 달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정직하게 대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반성하겠다”는 김 후보자의 말에 “반성 정도로는 안 될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이범래 의원은 “후보자의 기억에 대해 화가 나려고 한다”며 “바쁘다면 1주일 전에 만난 것도 생각 안 날 수 있지만 청문회장에서 그렇게 말을 하면 되느냐. 걱정스러운 건 (만난 시점이) 2006년보다 더 전으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환 의원 역시 “이제 와서 다시 기억을 더듬어보겠다고 하면 얼마나 파장이 큰 것이냐. 지금까지 진술한 모든 부분들이 다 의심받는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청문회가 몇시에 끝나든, 내일 아침에라도 모든 걸 다 확인해서 제출해 달라”고 몰아붙였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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