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최고위원 통합 선출…대선주자 1년전 사퇴키로
민주당은 5일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열어 다음달 3일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해 뽑는 순수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대 준비위는 이날 밤 회의에서 문희상 위원장을 포함한 25명 위원들을 상대로 한 표결에서 찬성 14표, 반대 11표로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결정했다.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뽑는 현행 단일지도체제에선 당 대표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들이 지도부에 입성할 수 없었지만, 집단지도체제에선 대표로 선출된 최다 득표자를 뺀 차순위자 5명까지 선출직 최고위원이 될 수 있다.
전대 준비위는 또 찬성 13표, 반대 12표로 당 대표 등 지도부 인사가 대권에 도전할 경우 대선 1년 전에 지도부에서 사퇴하도록 했다. 전대 투표방식은 기존 대의원 100% 투표 대신 대의원 투표 70%, 당원 여론조사 30%를 섞기로 했다.
이날 표결에서 비주류모임인 ‘쇄신연대’와 힘을 합친 정동영 고문이 핵심 쟁점이었던 지도체제에서 그간 주장해온 집단지도체제를 얻어내 실익이 가장 컸다는 당내 해석이 나온다. 단일지도체제 선거에서 1등을 장담할 수 없었던 정 고문으로선 집단지도체제에서 지도부 입성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486 인사’들의 최고위원 진입이 용이한 현행 단일집단지도체제를 선호했던 정세균 전 대표는 지도체제에서 뜻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당권·대권 분리란 원칙을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이른바 ‘빅3’ 중 한명인 손학규 고문은 차기 대표가 2012년 총선 공천권까지 행사하자는 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표결 과정에서 정동영 고문 등 비주류 쪽이 주장한 집단지도체제에 동조해줬으나, 결국 공천권 행사를 따내지 못해 명분과 실리 모두 챙기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고문 쪽은 “애초 전대 준비위에 손 고문 쪽 현역 의원이 25명 중 2명밖에 포함되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6일 오전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전대 준비위에서 결정한 사항들을 최종 확정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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