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상임고문
민주당 당권 도전자들 정동영 상임고문
민주당 단독집권 비현실적
야당·시민사회와 협력해야 지난해 ‘친노 비판’은 사과
당내 486이 개혁 앞장서야 열린우리당때 제역할 못해
부유세 찬성…정책대결해야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9일 “언론에 처음 공개하는 건데, 이 얘기를 하는 게 현명할지 모르겠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2007년 10월15일 장충체육관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바로 동교동과 청와대에 전화를 했다.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손학규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이해찬을 지원했다. 전화를 하니 디제이는 ‘지금부터다. 뒤집을 수 있다’고 격려해줬다. 이어 노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15분 정도 이어졌다. 벼락을 맞았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 후보가 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용납할 수 없다는 거였다. 참담했다. 난 그저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정 고문은 “열린우리당이 없어진 데 대한 노 전 대통령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집권을 하면 그분에 대한 부채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 고문에게는 ‘노무현과의 화해’가 과제로 남겨 있는 것 같다.
“나와 노 전 대통령이 부딪힌 건 딱 하나다. 통합신당이냐, 아니냐였다. 디제이는 합치라고 계속 압박했다. 국민의 요구니까, 국민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거였다. 나는 디제이 노선이 맞다고 봤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지켜야 한다는 거였다. 옥쇄론이었다.
내가 지난해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친노를 비판한 건 미안하게 생각한다. 선거 때 내가 지원하는 신건 후보의 상대가 친노 핵심이었으니 신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친노를 세게 비판했다. 그건 사과할 용의가 있다.”
당내 486 세력은 어떻게 보나?
“486이 시시비비의 관점에 서야 한다. 당권파에 참여해도 옳은 건 옳은 거고 그른 건 그른거다. 486이 기득권화 되면 본인도, 당도 손해다. 쇄신연대가 만들어져 쇄신을 들고나왔는데, 486이 그런 목소리 내는 걸 못 봤다. 개혁에너지가 486에서 계속 나와야 한다.”
민주진보 진영의 공동정부, 연합정부를 내걸었다.
“디제이가 오죽하면 제이피와 손 잡았겠나. 그러나 이제 지역동맹은 더이상 유효하지도 옳지도 않다. 민주당 단독집권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현실적으로 민주진보공동정부, 민주진보연합정부 구성 추진이 맞다. 전당대회 끝난 직후에 당내에 상설 추진기구를 만들고 야 4당, 시민사회와 함께 상설 협의기구를 만들어서 19대 총선부터 돌파해야 한다.”
반성문을 썼는데,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책을 쓰고 있다. 미국에서 써오려고 하다가 못쓰고 지금 3분의 2쯤 왔는데, 연말쯤 나올 거다. 정동영의 참회록이다. 진정성은 행동으로 해소하는 수밖에 없다. 말로 될 일은 아니다.”
담대한 진보를 이야기하며, 사회복지부유세를 신설하자고 했다.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고, 어려움 겪지 않은 정권이 없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가 부자증세다. 내가 부유세를 사회복지 부유세라고 말하는 건, 그걸로 만들어진 세원으로 사회복지 인프라를 깔자는 거다. 거기까지 가주어야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야 하는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다. (책을 보여주며) 이게 <복지국가 혁명>이라고, 2007년 내가 대선 후보됐을 때 학자들이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당시는 시야가 시혜적 복지에 머물러 있어 채택하지 못했다. 월가가 무너지고 나서야, 지난 세월 정치 헛했구나 느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정책대결을 벌이자고 했는데.
“솔직히 고백하면 열린우리당 만들 때 정강정책에 관심없었다. 민주당 만들어질 때도 당헌에 대해서 무슨 토론했다는 얘기 못 들어봤다. 이제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야 하는데 분명한 노선을 못박자는 거고, 그 노선을 바탕으로 야권이 복지동맹하자는 거다. 정세균 전 대표가 부유세는 계급갈등을 유발한다고, 당론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나는 그런 당론 바꾸자는 것이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선진화 얘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선진화와 손학규의 선진화가 같은 거냐고 묻고 답을 해야 한다.”
인터뷰 김의겸 선임기자, 송호진 기자 kyummy@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야당·시민사회와 협력해야 지난해 ‘친노 비판’은 사과
당내 486이 개혁 앞장서야 열린우리당때 제역할 못해
부유세 찬성…정책대결해야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9일 “언론에 처음 공개하는 건데, 이 얘기를 하는 게 현명할지 모르겠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2007년 10월15일 장충체육관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바로 동교동과 청와대에 전화를 했다.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손학규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이해찬을 지원했다. 전화를 하니 디제이는 ‘지금부터다. 뒤집을 수 있다’고 격려해줬다. 이어 노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15분 정도 이어졌다. 벼락을 맞았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 후보가 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용납할 수 없다는 거였다. 참담했다. 난 그저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정 고문은 “열린우리당이 없어진 데 대한 노 전 대통령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집권을 하면 그분에 대한 부채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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