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추대’ 최재성 반발
내부 의견도 조율 못해
독자정치 ‘물거품’ 직전
내부 의견도 조율 못해
독자정치 ‘물거품’ 직전
‘하청정치 종식’을 내걸고 단일화를 약속하며 10·3 민주당 전당대회에 뛰어든 486후보들이 흔들리고 있다. 단일화는 교착상태에 빠졌고 단일대오 형성도 불투명해졌다. 계파정치의 품안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단일화 파동’은 단지 후보 3명이 약속을 지키느냐는 문제를 넘어, ‘486 세대정치’의 한계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486 전·현직 의원은 지난해부터 매달 세번째 수요일마다 모임을 하며 그동안 정치활동에 대한 반성과 함께 한국정치의 미래에 대한 공부를 해왔다. 486 후보들이 공개적으로 단일화 약속을 한 것도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선배’들에 얹혀서 ‘양지’만 좇아다녔다는 비판을 털어내고 독자정치의 시금석으로 삼아보려는 의지도 있었다. 하지만 486 내부에서조차 의견 조율을 해내지 못하는 역량 부족을 드러냈다.
당내에선 이런 상황에선 486이 당 지도부에 입성하더라도, 결국 기존의 당권-비당권파의 틀을 깨지 못한 채 계파 역학구도에 편입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 486 단일화를 지지했던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486 단일화가 지닌 파괴력을 우려해 다른 후보들 중엔 이들의 단일화를 은근히 바라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단일화가 지지부진해지면서 당권파-비당권파 구도에 끼어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486 그룹은 단일화 과정에서 정치적 미숙함을 드러낸 점을 아쉬워한다. 전·현직 486 의원들의 모임인 삼수회의 한 핵심 회원은 “사실 486 후보 3명이 모두 예비경선을 통과할 줄 몰랐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털어놨다. 한 당직자는 “당이 예비경선 순위 결과를 가르쳐주지 않을 경우에 어떻게 할지 충분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고, 본선 등록 마감일(10일)에 486 후보 세 명이 등록할 때도 향후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처음엔 486이 이번 전당대회의 가장 큰 흥행요소였지만 지금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며 전대를 김빠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삼수회’가 이인영 후보를 합의추대한 이후 최재성 후보는 전대 일정을 중단한 채 잠적한 상태다. 486들 사이의 감정적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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