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원자력협력 협정 개정을 위한 첫 공식 회의에서 미국과 ‘파이로프로세싱’(건식처리 공법·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방식 중 하나)의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엠오유) 체결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22일 “이번 회의에 (공동연구) 양해각서 체결을 해보려고 하는데, 과학계에서 희망하는 것이 있어 쟁점을 다 담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는 양국 과학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게 되며, 파이로프로세싱이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기술인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여당 의원과 과학계, 보수 진영 등에선 사용후 핵연료의 포화에 대비하고 핵주권 확보 등을 위해 한국이 사용후 핵원료를 자체적으로 재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파이로프로세싱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1974년 미국과 맺은 원자력협력 협정에 따라 그간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미국 정부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 핵무기를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를 질산에 녹여 순수 플루토늄을 분리 추출하는 습식 방식은 플로토늄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쓰인다. 이에 견줘 건식 방법은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를 전기분해해 원자로의 연료로 다시 사용하는 방식으로 현재 개발중인 기술이다.
이 당국자는 첫 회의 의제와 관련해 “협상의 쟁점과 범위, 기간 등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며 “큰 그림을 그리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협정 개정 협상엔 대략 1년6개월~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수석대표로는 우리 쪽에서 조현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이, 미국 쪽에서 로버트 아인혼 비확산 및 군축담당 국무장관 특보가 나선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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