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공무원이 국민 기본권 심각한 침해” 불법 인정

등록 2010-11-15 20:29수정 2010-11-16 08:51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사찰 일지(※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인규 사건처리 별도지시 등 ‘공모’ 인정
남경필 부인 사찰건은 ‘권한밖’ 인정 불구
“직권남용으로 형사처벌하긴 어렵다” 설명
법원이 15일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인규(54)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을 비롯한 공무원 4명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한 것은 이들의 사찰 과정 전반을 심각한 불법행위로 봤기 때문이다. 법원은 공무원인 이들이 국민의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한, 매우 심각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정선재)는 이들이 사전에 공모해 △전 엔에스한마음 대표 김종익(56)씨를 회사 대표에서 그만두게 하고 △지분마저 타인에게 넘기게 했으며 △권한 없이 회사에 찾아가 회계 자료 등을 제출받은 사실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지원관실 공무원들이 재판 과정에서 주장한 변론에 대해 모두 실체적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 당시부터 “김씨가 공공기관 종사자인 것으로 착각했으며, 뒤늦게 ‘민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는 사찰을 종료했다”고 진술해 왔다.
경찰관 신분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에 파견됐던 김화기씨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경찰관 신분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에 파견됐던 김화기씨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재판부는 또 “이들이 처음부터 엔에스한마음이 민간기업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국민은행 관계자한테 ‘엔에스한마음이 업무위탁관계에 있는 회사일 뿐’이라는 설명을 들었고, 평소 (공공기관이 열거된) ‘2008년 공공기관’ 문서를 책상에 끼워놓는 등 엔에스한마음이 민간기업임을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김충곤·원충연 피고인이 국민은행 관계자를 만난 뒤 ‘우리가 다녀갔다는 말을 아무 데도 하지 말라’고 말한 점 등을 보면, 이런 사실을 알고도 계속해서 조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원관실이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부인의 사건을 사찰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결했다. 이런 사찰 활동이 ‘지원관실 권한 밖의 일’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직권남용으로 형사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법원이 검찰의 공소사실 가운데 한 축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이렇게 일부 무죄를 판단하면서도 이 전 지원관 등 지원관실 핵심 인사 3명에 대해서는 검찰 구형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범위에서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 이유를 ‘민간인 불법사찰’이 지니고 있는 ‘국가범죄’로서의 심각성 때문이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위공직자들의 그릇된 행태를 점검해 국가기관이 올바르게 국민에 봉사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하는 지원관실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청와대 대포폰’과 ‘비에이치(BH)지시사항’ 기록 등 최근 ‘윗선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청와대에 대한 판단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